지난 2월까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미국 증시가 최근 조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2월까지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전반적으로 둔화되거나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가가 상승했다는 것이고, 반대로 이달 초 발표된 고용지표는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등 호조를 보였음에도 주가는 하락했다는 것이다. 고용지표가 잘 나왔지만 호재로 작용하기보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우려를 자극해 시장이 조정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팅을 일주일 남겨둔 상황에서 금리인상 이슈는 더할 나위 없는 조정의 빌미가 된 셈이다.
연준의 금리인상 이슈가 글로벌 증시의 최대 화두가 된 이상 앞으로 싫든 좋든 이와 연관된 뉴스나 연준 위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 증시가 오르락내리락 할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필자가 하고 싶은 얘기는 금리인상 시점이 언제인가에 대해서 너무 고민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오히려 금리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증시의 강세장이 일단락될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한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또 다른 강세장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 연준이 오랜 기간 동안의 저금리 상황을 유지하다 첫 번째로 금리를 인상하며 금융정책이 변화된 국면에서 미국 증시의 강세장이 일단락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1994년의 경우를 보면 2월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1995년 2월까지 13개월 동안 계속 인상했지만 미국 증시의 장기 상승추세는 훼손되지 않았다. 당시의 강세장은 2000년 초 정보기술(IT) 버블이 붕괴되기 직전까지 이어졌다. 2004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해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25개월 동안 금리인상과 동결을 반복하며 긴축기조가 이어졌지만 미국 증시의 강세는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직전해인 2007년까지 이어졌다.
물론 금리인상 이슈가 부각되면서 단기적인 주가 조정은 불가피했다. 1994년의 경우 2월부터 3개월 동안 9.7% 하락했고 2004년의 경우는 3월부터 5개월 동안 8.8% 하락했다. 두 사례 모두 주가조정 폭이 10% 이내에서 마무리되며 장기 상승추세를 이어갔다. 차이점이라면 1994년은 연준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주가조정이 맞물린 경우고 2004년은 사전에 연준이 시장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정이 먼저 진행되고 금리인상은 3개월 이후에 진행됐다는 것이다.
오는 17~18일(현지시간)에 예정된 FOMC 미팅은 2004년의 경우처럼 연준이 어떤 형태로든 시장과 소통을 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성에 대해서 너무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