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중심으로 크게 오르면서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급증한 가계부채가 금융시장의 안정을 저해하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2일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에 따르면 1월 중 은행들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전달보다 0.21%포인트 급등한 연 6.18%를 기록했다. 이는 2004년 1월 연 6.43% 이후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27%포인트 급등한 연 6.15%를 나타내 2004년 2월 6.15% 이후 가장 높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한 것은 한은의 유동성 축소 조치로 양도성 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이 상승한데다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대출 금리도 전월보다 0.09%포인트 오른 6.49%를 나타냈다.
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 금리도 은행의 특판예금 취급 등에 따라 전달보다 0.1%포인트 오른 연 4.66%를 기록했다. 한은은 은행간 대출 확대 경쟁 등으로 그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가계대출 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22일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통화신용정책은 물가안정을 기하면서 경제성장과 금융안정에도 유의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과거 국회 업무보고 때 통화정책 운영방안으로 ‘물가안정과 경기회복’에 초점을 뒀으나 이번에는 금융안정이 새로 추가됐다.
이는 가계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금융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금융시장의 잠재불안요인을 상시 점검하고 불안징후가 나타날 경우 신속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또 지난해 금융기관의 외화차입으로 시중유동성이 급증, 통화정책 운영에 애로를 겪음에 따라 “앞으로 금융기관의 외화차입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외화대출을 실수요 위주로 취급하도록 계속 지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외화자산의 운용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외화자산 투자대상의 다양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액권 발행과 관련, 한은은 “고액권 발행 기본계획을 수립해 곧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라며 “초상인물 등 도안 소재 선정을 위한 국민여론 수렴과 자문 절차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