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사(PATURNER)가 뜨고 있다. 「패션의 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디자이너와는 달리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이들이 최근 패션업계에서 고액 연봉의 스카웃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디자이너의 일이 스케치 위주의 평면 디자인이라면 패턴사는 인체(마네킹)를 놓고 입체적으로 디자인하는 일을 한다. 다시말해 패턴사는 디자이너가 그려준 옷그림을 보고 종이로 직접 옷을 만들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는 셈이다.
해외 명품브랜드의 경우 일찍부터 패턴사의 역할을 인식, 유명 패턴사를 두고 있다. 이에비해 국내에서는 그동안 고학력의 디자이너와는 달리 패턴사는 기술직(블루칼라)으로 인식돼 변변한 교육기관조차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옷은 디자인이 독특하고 예쁜 것도 중요하지만 실루엣이 아름답고 입어서 편안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2~3년새 패턴사의 주가가 폭등하는 추세다.
중요도에 비해 전문가가 별로 없는 국내에서 공급이 달리다 보니 패턴사의 몸값이 치솟을 수밖에 없는 일. 중년여성들에 인기높은 B브랜드의 경우 패턴사 연봉이 억대이며 지난해 없어진 O브랜드 역시 패턴사 연봉이 억대였다. 최근 B어패럴에서도 8,000만원에 패턴사를 스카웃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원 「씨」의 선복기 개발실장도 여성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오리지날리」「에고」, 「지센」 등의 브랜드를 거쳐 지난해 신원으로 스카웃된 케이스. 宣실장은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패턴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요즘 대학전공자들 중에서는 디자이너가 아닌 패턴사를 희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패턴사의 학력도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고졸 또는 그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대학 졸업자는 물론이고 유학파까지 가세하는 추세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 한국패션협회에서는 산업자원부 지원아래 해외전문가 초청 패턴기술지도사업을 실시한다. 오는 7월26일부터 8월3일까지로 예정된 이 연수과정은 최고권위의 패턴교육기관인 세꼴리 출신의 이탈리아 패턴사 안나 소지 여사, 서완식입체패턴연구소의 서완식 소장이 강사로 나선다. /이효영 기자 H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