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스톡옵션 애물단지로 전락

주가폭락에 자진반납·행사포기 잇따라 벤처기업 임직원들에게 부여했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대형 벤처기업의 임직원들이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회사를 떠나는가 하면 신생 벤처기업들도 비용부담을 고려해 스톡옵션 도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23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벤처열품이 급속히 냉각되고 미래 벤처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벤처 임직원들이 3~4년후에 행사가 가능한 스톡옵션보다는 연봉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벤처기업들도 비용부담이 있는 스톡옵션을 과거처럼 전체 임직원들에게 부여하기 보다는 일부 회사 기여도가 높은 임직원에게 극히 제한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코스닥에 등록한 대형 솔루션 업체인 L사의 경우 지난달 204명의 임직원이 모두 35만주의 스톡옵션을 자진반납했다. 일년전에 부여받은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이 4만원이지만 현재 주가는 9,000원대로 크게 떨어져 행사 메리트가 전혀 없게 된 것이다. 또 창투사인 T사의 임직원 9명도 35만주의 스톡옵션을 포기했다. 행사가격이 2만3,000원이었고 유무상증자를 통해 행사가격이 1만7,660원으로 떨어졌지만 현주가는 2,500원대에 머물고 있어 행사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코스닥기업의 경우 3~4년전 높은 행사가격에 스톡옵션을 받았지만 행사가 가능한 지금에서는 주가가 행사가격의 50% 이하로까지 떨어진 업체들이 수두룩하다"며 "스톡옵션을 자진반납하거나 스톡옵션 메리트를 버리고 아예 회사를 등지는 직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톡옵션이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비등록업체도 마찬가지.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S업체의 경우 마케팅 담당이사를 영입하면서 액면가의 10배 수준에서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다행히 공모가격이 액면가의 10배 이상에서 형성돼 스톡옵션 행사 메리트는 남아있지만 3년후에 주가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회사관계자는 "스톡옵션을 너무 낮은 가격에 부여하면 기존 주주들이 주식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 항의하는 경우가 많으며 회사입장에서도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비용부담이 커지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벤처열풍이 급속히 제거되면서 회사를 이직하는 임직원들도 미래가 불확실한 스톡옵션을 선호하기 보다는 연봉과 대우에 비중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창투사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스톡옵션이 연봉을 초과하는 등 스톡옵션 메리트가 높았지만 최근 벤처산업 침체로 스톡옵션을 오히려 꺼리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명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