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국내에 반입된 미국산 수입 쇠고기가 검역과정에서 뼈 조각이 발견됨에 따라 전량 반송 또는 폐기된다. 2003년 12월 광우병 발생으로 중단됐다 3년여 만에 재개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엄격한 검역조치에 따라 처음부터 불발된 셈이다.
오는 12월 초 미국 몬태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앞두고 이 같은 일이 발생함에 따라 미국측은 협상에서 쇠고기 등 농산물 시장 개방을 더욱 강도 높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우리정부의 협상여지는 더욱 좁아져 협상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농림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지난달 30일 미국에서 수입된 쇠고기 8.9톤을 검역한 결과 뼈 조각이 검출돼 해당 물건 전량을 위생조건에 명시된 대로 반송 또는 폐기 조치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검역원은 해당 제품을 수출한 미국 내 작업장의 수출승인도 취소했다.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발견된 뼈 조각이 광우병 위험물질(SRM)은 아니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지는 않지만 살코기만을 수입 허용하기로 한 양국간 합의 사항에 어긋나 불합격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검역장에 계류 중인 두 번째 미국산 수입쇠고기 3.6톤은 수출작업장이 달라 예정대로 검역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농림부는 미국측에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한ㆍ미간 합의한 위생조건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으나 미국 정부는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통상의 한 전문가는 “3년 만에 재개된 미 쇠고기 수출이 시작부터 좌절되고 추가 수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12월 한ㆍ미 FTA 협상에서 미측이 쇠고기 관세 철폐 등 농산물 시장 개방을 강도 높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