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ㆍ4 분기 아시아 경제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급격히 위축됐지만 하반기부터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가 뚜렷한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일 보도했다.
지난 2ㆍ4분기 아시아 경제는 사스 여파로 급격히 위축됐었다. 특히 홍콩ㆍ싱가포르ㆍ타이완 등의 국내총생산(GDP)은 이 기간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조차 GDP 성장이 주춤했었다.
AWSJ는 그러나 사스 이후 각국의 내수 회복, 관광산업 호전 등을 우선 이유로 들며 “아시아 경제의 박동수가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아시아 경제의 펌프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대미 수출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낙관적인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같은 이유로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향후 5년간 아시아 경제가 연평균 5.5%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별로 홍콩의 경우 2ㆍ4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3.7%나 감소했다. 이는 지난 1분기(-0.3%)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로 이코노미스트들은 홍콩 경제를 `침체`로 규정했다. 그러나 소비 회복, 수출 증가, 관광 수지 개선, 중국과의 교역 증가 등을 감안 홍콩 정부는 올 하반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2%로 0.5% 포인트 늘려 잡았다.
2ㆍ4분기 GDP가 전분기에 비해 무려 11.4% 가량 감소했던 싱가포르도 하반기 최대 3.3%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타이완의 경우 같은 기간 개인 소비가 1.8% 감소했다. 타이완의 개인 소비가 감소한 것은 기록 집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타이완 정부는 하반기 수출 회복을 감안, 올 경제성장률을 3.1%로 추정했다. 사스의 직격탄을 맞았던 중국도 지난 7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9.8% 증가하는 등 충격파가 완전히 가신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 GDP 성장률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7~8%대를 기록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경기 회복 전망이 가장 불투명했던 일본의 경우가 가장 관심의 대상이다. 일본은 특히 지난 29일 거시경제 지표들이 일제히 호전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일본의 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0.5% 늘었다. 같은 기간 실업률도 5.3%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 회복 시그널로 해석됐다. 특히 2분기 GDP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0.6% 성장을 기록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이와 관련,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2006년 회계연도말(2007년 3월)까지 2%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경제구상을 최근 발표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1일 일본 닛케이 지수는 지수 1만670대를 돌파하며 1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도 강세 흐름을 이어가며 엔/달러가 약 3개월만에 116엔대까지 올랐다. 이와 함께 타이완 자취엔 지수 역시 1일 전일 대비 40.96포인트(0.72%) 오른 5691.79를 기록, 연중 최고치를 갱신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