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노사합의 우선"대담 황인선 정치부장
한나라당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12일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대책과 관련,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즉흥적 대처보다는 강남북, 수도권ㆍ지방간 균형발전 등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조만간 당 차원에서 부동산대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국회 공적자금 국정조사에 대해 "공적자금의 낭비 원인은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며 "자료제출 거부 때 소속위원 3분의 1 의결로 관련자를 고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한나라당이 '정책정당'으로 변모하는 데 앞장서고있는 이 의장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만나 당면 현안에 대한 해법을 들어봤다.
-공적자금 국정조사가 정부의 자료제출 거부와 증인채택 논란으로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내실을 기대할 수 있나.
▲156조라는 엄청난 국민혈세가 투입된 공적자금 국조조사는 이번 국회가 해야 할 큰 일중 하나다.
이미 검찰수사 드러나긴 했지만 공적자금 투입과정에서 권력과 유착된 특혜지원 비리, 정부가 69조원에 대해 '회수불능'을 선언했는데 왜 그런지를 밝혀야 한다.
상환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다. 정부가 1년에 8조씩 25년에 걸쳐 갚는다고 하는데 정부 한해 예산이 110조원이다. 1조원 떼어내는 일도 쉽지 않은데 어떻게 8조원씩이나 상환할 수 있겠나.
-정부가 주 5일 근무제 입법을 서두르고 있는데.
▲한나라당이 주 5일 근무제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대전제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형편상 조금 이른 감은 있다는 것이다.
노사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특히 중소기업에서 반발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입법을 강행하고있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 임기 말에 밀어붙이기식으로 처리하겠다는 것 밖에 안된다. 노동자와 재계의 협의가 잘 이뤄지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9.4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 대한 입장은.
▲시장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보유세를 현실화한다고 하는데 전세 값 인상이 우려된다. 이사철이 겹치고 물가부담도 예상되는데 전세 값마저 오르면 가계부담이 더 늘어난다.
더욱이 현 정부 4년반 동안 36건의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는데 45일에 한건 꼴인 셈이다. 이로 인해 시장혼란만 가중시켰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주택수급 정책만이 집값을 잡을 수 있다. 당 차원의 대책을 조만간 마련할 것이다.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국가비전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현 정권의 부정부패로 사회의 기강이 완전히 무너졌다. 무너진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정직과 원칙이 필요하고 분열된 국론도 다시 결집될 것이다.
이 후보가 꼭 필요한 이유다. 국민들도 이 후보의 정직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 후보에게는 또한 국가경영 능력이나 노하우가 축적된 각 분야의 인재들이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부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로서는 막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김 대통령도 방북 했으니까 답방은 좋은데, 방문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선거가 석달 밖에 안 남았는데 특정정당에 유ㆍ불리할 수 있다는 국민적 오해를 불러 일으키니까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이 후보의 '엘리트적 이미지'를 풍자한 책이 출간됐는데.
▲읽지 않아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후보가 K고와 S대를 나오고 대법관까지 지냈으니까 일반 국민들이 '상류층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국가 경영자로서의 커리어(경력)은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상류층 중산층 등 계층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도 적절치 않다.
-김석수 총리 지명자에 대한 국회 인준을 어떻게 전망하나.
▲절차가 있기 때문에 예단하기 힘들다. 그러나 임기말이고 대선 3개월을 앞두고 수해다, 남북관계다, 어려운 현안이 많은데 김 지명자가 위기관리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당 민원실 등에서 확인해 보니까 총리가 누가 되든 국민적 관심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김홍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