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르헨 경제 중대 갈림길

델라루아, 초긴축정책 긍정적평가 불구부시ㆍIMF 실질적 지원은 여전히 불투명 디폴트(채무 불이행) 선언 가능성이라는 벼랑에 까지 몰렸던 아르헨티나가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의 초(超)긴축정책에 대한 집권연정 및 야당의 협조와 증시 회복 등으로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2ㆍ4분기 재정적자가 이미 15억 달러에 달해 델라루야 대통령의 초긴축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인데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이 실질적인 아르헨티나 지원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아르헨티나 사태는 진정과 확산이라는 중대 갈림길에 서게 됐다. ◇초긴축정책 가시화 델라루아 대통령은 최근 정계 지도자들과 연쇄 접촉, 경제위기 탈출을 위한 초긴축정책에 초당적인 협조를 요청,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 냈다. 그 동안 불협화음을 내 온 집권연정은 델라루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으로 속속 돌아서고 있으며, 알폰신 전 대통령도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강력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각 정파가 최대한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전체 24명의 주지사 중 야당인 정의당(페론당) 소속 14개 주지사들도 정부 처방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 관계자는 초긴축정책 실현을 위한 공공부문 임금 및 연금 삭감률이 약 10~13%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델라루아 대통령은 지난 11일 고율의 국채발행과 공공부문 지출삭감을 골자로 하는 긴축정책을 발표했는데, 당시 제시했던 공공부문 임금 및 연금 삭감률이 8~10%였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실시될 긴축정책은 훨씬 더 허리띠를 졸라 매는 것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아르헨티나 정계의 협조 분위기에 영향 받아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의 메르발 지수는 지난 13일 7일 연속 하락세를 접고 전일 대비 5.59% 상승했다. ◇주변 여건은 여전히 부정적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과 스탠리 피셔 IMF 부총재는 지난 13일 아르헨티나 정부의 긴축정책을 지지하는 선언을 했으나 실질적인 지원과 관련해서는 'NO'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IMF의 한 관계자는 "아르헨티나의 긴축정책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명확한 대책"이라면서 "그러나 지난해 12월 확정된 400억 달러 이외에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미국의 폴 오닐 재무장관은 "과거의 금융지원책은 쓸모없고 비생산적인 것"이라며 추가 금융지원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의 잇따른 신용등급 하향조정도 아르헨티나로서는 무거운 짐이 아닐 수 없다.이와 관련, 무디스는 13일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B2에서 B3로 하향조정 했으며, 이에 앞서 S&P와 피치는 신용등급을 각각 B에서 B-, B+에서 B-로 낮췄다. 불과 2주전만 해도 10% 이하를 맴돌던 은행간 초단기 금리가 지난 12일 300%, 13일 400% 등으로 급격히 치솟은 것 역시 위험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1,300억 달러에 달하는 국가 채무상환을 위해 아르헨티나 정부가 발표한 긴축정책이 아직도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인 동시에 기업과 소비자들에 대한 대출 금리 앙등으로 이어져 생산과 소비가 모두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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