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MMF규제가 시행된 지난 11월부터 2달간 국내 33개 운용사의 MMF 월 평균 수익률은 0.20%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수익률(0.21%)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하락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월 월 평균 MMF 수익률은 0.23%였지만 12월 현재는 0.20%로 0.03% 포인트 내렸다.
중소형 운용사의 하락폭이 컸다. LS자산운용, 플러스자산운용의 1월 MMF 수익률은 0.24%였지만 12월 현재 0.21%까지 주저앉았다. 저금리 기조 탓에 0.01%포인트의 수익률이라도 끌어올려야 추가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데 되레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MMF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이 지난달 1일부터 MMF 운용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MMF는 단기 국·공채와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연 2.45% 수준)지급하는 데 금융당국이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규제를 도입했다.
주요 내용은 편입자산 가중평균 만기(듀레이션) 한도를 기존 90일에서 75일로 줄이고 상위 2개 등급에 해당되는 회사채와 CP에만 투자해야 한다. 또 대량 환매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편입자산의 10%를 잔존만기 1영업일 이내 상품으로, 30%는 만기 7영업일 이내 상품으로 채워야 한다. 만기가 짧고 안정성이 높은 현금성 자산 비중을 늘려야 하다 보니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MMF 규제가 정식으로 시행된 것은 올해 11월부터지만 그 전부터 금융당국이 규제 시행 방침을 밝히자 운용사들이 미리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수익률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운용사들은 수익률 하락이 자금이탈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규제가 계속된다면 MMF 월 평균 수익률이 지금보다 0.03%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이라며 " 기관들이나 기업들이 자금을 빼낼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9월, 10월 전체 MMF로 7조7,397억원, 1조4,810억원이 각각 순유입됐지만 규제가 시작된 11월에는 1조3,519억원, 12월에는 1조8,208억원이 순유출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MMF와 달리 증권사가 신탁형태로 판매하는 단기특정금전신탁(MMT)의 편입자산 듀레이션은 90일"이라며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이 MMF에서 MMT로 이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