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은 연간 4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대표 관광명소로 탈바꿈했고 2,500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영국이 리버풀의 운명을 바꾼 크리에이티브 브리튼 전략에 돌입한 1997년 2만3,000달러(약 2,600만원)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4만달러를 돌파했다.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높은 창조산업이 영국의 경제부흥을 견인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융성을 정부의 4대 국정과제로 내세운 것도 '창의적 영국' 전략을 롤모델로 삼아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을 새롭게 가동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가 4만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2차 산업에 치중된 경제구조를 3차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부가가치 창출,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문화ㆍ스포츠ㆍ관광 등 소프트 산업을 중심으로 판을 새로 짜야 한다는 말이다.
창조산업의 고용창출 잠재력은 취업유발계수로도 확인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매출이 10억원 늘어날 때 취업유발계수(2010년 기준)는 콘텐츠 산업이 13.9명, 서비스업 16.8명, 사회간접자본(SOC) 산업 11.3명, 제조업 7.9명, 농림수산광업 3.4명이다. 이는 창조산업이 갖고 있는 독특한 산업적 특성 때문이다. 단일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체들이 제작한 콘텐츠가 다양한 채널로 유통되고, 이는 다시 여러 장르에서 새로운 형태로 제작되는 '창문 효과(window effect)'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이용관 박사는 "관광과 문화가 대중문화 산업, 패션 산업, 영화 산업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면서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 코드를 형성하고 나아가 이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진 서강대 글로벌서비스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제조업이 중심이 된 산업화 시대였다면 이제는 문화가 미래 성장동력이 되는 문화경제 시대"라며 "창조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문화는 산업의 한 부분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상징체계 전반을 아우르는 것인 만큼 문화의 코드로 다른 산업에 접근하는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