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라이프] 프리PC 정말 짭짤한가

컴퓨터업계가 PC와 인터넷서비스를 한데 묶은 패키지 할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금은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업체들은 이를 「프리PC」라 부른다. 과거 몫돈 들여야 하던데 비해 PC 구입비용을 크게 낮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법이다.패키지 할부PC는 업체들의 시장확대 전략이다. 소비자들은 원스톱쇼핑을 할 수 있어 귀가 솔깃하다. 삼성전자는 유니텔 및 삼성캐피탈과 손잡았다. 삼보컴퓨터는 하이텔·LG캐피탈, 대우통신은 나우누리·국민카드, LG-IBM은 채널아이·BC카드, 현주컴퓨터는 천리안·외환신용카드와 각각 제휴했다. 컴퓨터가 생활의 일부가 됐지만, 여전히 어지간한 중고차 한대 값과 맞먹어 서민들에겐 큰 부담이다. 자녀에게 컴퓨터 사주는 것을 차일피일 미뤄온 부모들에게 매달 5만원만 내면 된다는 말은 희소식이다. 아빠가 담배를 끊고 조금만 더 보태면, PC통신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자녀에게 선물할 수 있다. 이같은 조인트 마케팅의 원조는 미국이다. 인터넷 벤처기업인 「프리PC」사가 매달 10시간 이상 인터넷광고를 봐주는 조건으로 PC와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데서 시작됐다. 이런 판매방법을 프리PC 마케팅이라고 한다. 프리PC마케팅이 태평양을 건너와 우리나라에서 할부PC마케팅이 된 것. 국내 업체들은 프리PC로 부르지만 정확히 말하면 할부PC다. 그 개념도 원조격인 미국의 그것과는 다르다. 미국의 프리PC는 광고수입으로 PC값과 인터넷이용 요금을 상쇄시킨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프리PC마케팅은 금융사를 매개로 PC를 장기 할부판매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통신요금이야 본래 다달이 내는 거니까 통신업체의 결합은 여기서 별 의미가 없다. 발상의 근원이 어디건, 또 무엇이라 부르건 간에 컴퓨터업계의 조인트 마케팅은 판매자와 구매자 양자에게 분명 매력적이다. PC통신과 컴퓨터를 따로 살 때와 프리(할부)PC로 구입할 경우 가격을 비교해보자. 현주컴퓨터의 「인터넷프리PC1」모델은 36개월 할부총액이 151만9,200원. 동급 기종의 PC 소비자가는 110만원. 여기에 천리안 36개월 이용요금 46만8,000원을 더하면 156만8,000원이다. 프리PC가 오히려 4만8,000원 싸다. 삼보컴퓨터 「하이텔PC 1」의 경우, 할부총액은 177만4,800원. 동급사양의 드림시스 EZ 6400S의 소비자가는 126만5,000원. 여기에 하이텔 36개월 이용요금 39만6,000원을 더하면 166만1,000원이다. 현금구매가 오히려 싸다. 삼성전자의 팝3는 유니텔을 포함한 할부총액이 228만2,400원. 동일모델의 현금가격이 224만4,000원이다. 결국 유니텔을 36개월간 공짜로 주는 셈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소비자는 신용카드를 가지고 컴퓨터 한 대를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사는 셈이고, 컴퓨터업체들은 판매량을 늘려서 이자를 상쇄시킨다는 전략이다. /김창익 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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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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