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당장 주목되는 곳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Brexit) 우려가 나오고 있는 영국이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선거 당시 오는 2017년까지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외신들은 영국이 EU 탈퇴 카드까지 내놓은 것은 일단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EU 협약을 개정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영국의 요구가 EU가 추구하는 '유럽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영국은 역내 이민자에 대한 복지혜택 제한과 향후 EU 통합의 속도 조절을 바라고 있다. 특히 EU 내 이민자에 대한 복지혜택 제한은 EU의 핵심원칙인 '이동의 자유'과 관련한 민감한 사항이다. EU로서는 영국의 조건을 수용하자니 통합의 가치가 훼손되고 배제하자니 브렉시트로 영국이 탈퇴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도 "영국의 주장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며 EU에 부정적인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영국의 경제규모가 그리스보다 큰 만큼 EU에서 탈퇴할 경우 시장에 미칠 악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리처드 노드 골드만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런던 금융가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영국의 EU 탈퇴는 세계 경제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