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와 미국연방수사국(FBI)등 민간기업과 정부 기관을 가리지 않고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던 해커집단 ‘룰즈섹(Lulzsec)’이 이번에는 미 중앙수사국(CIA) 전산 보안망까지 뚫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룰즈섹은 이날 오후 6시(미국 동부시간) 트위터에 CIA 인터넷 홈페이지 접속이 차단됐다는 의미의 ‘탱고 다운(목표물이 사살됐다는 군사용어)-CIA.GOV’이라는 글을 올리며 CIA 해킹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룰즈섹의 발표 이후 CIA 웹사이트 접속이 차단됐으며 이후에도 접속이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졌다. CIA 대변인은 룰즈섹의 주장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룰즈섹은 지난 4월부터 소니와 닌텐도, FBI 협력업체들의 전산망을 해킹했다고 주장해 왔다. 또 지난 13일에는 미 상원 웹사이트 서버에 침입해 빼돌린 자료를 공개한 데 이어 이날 또 다시 상원 웹사이트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룰즈섹은 CIA 해킹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미 상원 홈페이지를 해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의 중앙컴퓨터가 CIA에 접근할 수 있는 아이디와 암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룰즈섹의 정체는 아직 베일에 쌓여 있다. 룰즈섹은 사이버 보안의 허점을 부각하기 위해 미국 정부기관을 목표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한다. 룰즈섹은 웃음을 뜻하는 온라인 용어 ‘LOL(Laughing out loud)’과‘시큐리티(security)’의 합성어로 정보기관의 보안을 비웃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룰즈섹은 최대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로부터 독립한 집단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의도적으로 FBI와 CIA의 핵심 정보는 외면하고 있다”면서 “단지 해킹능력을 과시하고 국가 정보기관을 농락하기 위해 결성된 컴퓨터 천재들의 모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