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하루앞둔 11일 김해공항을 통해 각국 대표단이 속속 도착하고 있는 개최도시 부산은 막바지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테러예방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새단장을 끝낸 회의장과 숙소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한 최종점검 작업이 이뤄지고 참가자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할 자원봉사자 955명과 공무원 275명이 현장에 배치돼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특히 1.2차 정상회의장과 각국 정상들의 개인적인 취향을 고려해 마련된 정상숙소에서는 `새집증후군'을 완전히 퇴치한 것은 물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최종 리허설이 진행중이다.
또 정상회의 기간 각국 대표단과 언론에 정보기술(IT)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해 세계최초로 선보이는 초고속 휴대인터넷(WiBro) 서비스가 실시단계에들어갔고, IT 전시관 설치도 끝났다.
이와함께 세계 각국의 취재진 3천여명이 APEC 정상회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타전할 국제미디어센터(IMC)가 이날 오후 문을 열고 공식업무에 들어간다.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하는 공식 문화행사도 이날 오전부터 시작됐다. 오전10시 문화회관에서 합창대회가 개막됐고, 오전 10시30분에는 기장도예관에서 도예전이 시작됐다.
오후 5시30분에는 부산문화회관에서 특별기획춤극 `부산 아리랑'이 막을 올리고,오후 6시30분 사직실내체육관에서는 한국과 일본 등 7개국 정상급 가수들이 꾸미는`아시아 송 페스티벌'이 시작돼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축하한다.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지난 10일부터 자율적으로 시행해온 승용차 2부제가 12일부터는 강서구와 기장군을 제외한 시내 전역에서 강제로 시행된다.
테러에 대비한 인력과 장비의 현장배치도 마무리됐다.
건국이래 최대규모인 3만7천여명의 경호.안전 인력이 시내 곳곳에 배치돼 3중방어망을 구축했고, 공항과 회의장 등 주요 시설물 입구의 검문검색도 대폭 강화돼 `준전시 상태'를 방불케하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에는 생물테러에 대비한 119 특수구조대와 특수장비가 해운대구와 부산진구의 정상회의장 및 숙소주변에 전진 배치됐다.
지하철 1.2호선 전체 73개역 곳곳에는 군 병력과 시민안전봉사대원이 집중 배치됐으며 `폭발물로 보이는 물건이 있다'는 오인신고가 잇따르는 등 시민들의 관심과 걱정도 점차 커지고 있다.
최고령 자원봉사자인 강명수(78.부산시 수영구 광안4동)씨는 "수많은 외국손님이 부산을 찾는 만큼 모든 시민들이 밝고 친절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면서 "APEC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는 온국민의 염원인 만큼 안전하고 원만하게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PEC 반대단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오는 12일 APEC 반대투쟁 선포식과 문화제를 개최하고 14일부터는 시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선전전을 펼 계획이다.
또 16-17일은 부산대에서 국내외 50여개 비정부기구(NGO) 대표 400여명이 참여하는 포럼을 갖고 `민중선언문'을 채택키로 했으며 1.2차 정상회의가 있는 18-19일은 해운대구 일대에서 10만명 규모의 반대집회를 개최할 계획이어서 경찰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전국의 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APEC 반대 부산시민행동' 관계자는 "무역자유화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테러연대 구축 등을 주제로 한 APEC 정상회의는민중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하고 전쟁위협을 높일 뿐"이라며 "대규모 반대집회를 통해민중의 목소리를 전세계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