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청와대, 재벌총수 면담앞두고 재계에 '선물'

규제개혁위 심의과정서 시행시기 더 늦춰질 수도… 일부선 "개혁후퇴"지적

금융계열사 보유지분에 대한 의결권 축소가 ‘3년에 걸친 3단계 축소’로 사실상 결론남에 따라 6개월 이상 지속돼온 재벌개혁 논의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방안은 재정경제부의 안(案)을 사실상 전면 수용한 것으로, 재계의 반발도 상당부분 무마할 수 있게 됐다. 재벌 총수들과의 면담을 앞둔 노무현 대통령으로서는 재계에 ‘선물’을 하나 줄 수 있게 된 셈이다. 공정위로서는 지난해 하반기 마련한 시장개혁 로드맵이 상당부분 훼손됐지만, 개혁이라는 명분은 얻어냈다. 물론 공정거래법의 최종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의 및 대통령과 총수간 면담 후 일정 부분 수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결권 축소가 시행되는 첫 시점(유예기간)이 추가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공정위는 지난주 재계 대표들과의 면담 및 전국경제인연합회로부터 전달받은 공식 보고서를 토대로 최종 방안을 마련중이다. 재계는 일단 외국계 자본으로부터의 적대적 M&A(인수 합병)라는 발등의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특수 관계인을 포함한 의결권 있는 지분이 16~17% 정도로, 금융계열사 의결권이 당장 15%로 축소됐을 경우 M&A의 위험에 처할 수 있었으나 단계적 축소로 결론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새로 등장하는 사모주식펀드(PEF)를 방패막이로 사용할 수도 있게 됐다. 공정위는 최종 종착점을 ‘의결권 제로%’로 잡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3년후 의결권이 도리어 확대되는 상황도 배제하지 않는다. 시민 단체 일각에서 벌써부터 재벌 개혁의 원칙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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