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을 뚫기 위한 자동차 업체의 판촉전이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GM대우가 사상 유례없는 파격적 시승행사를 갖는 등 물량 확대를 위해 수익을 사실상 포기하는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GM대우는 12일 출범 1주년을 기념, 총 1,000명에게 1년간 차를 공짜로 탈 수 있도록 하는 `GM대우 시승 평가단` 행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행사는
▲마티즈 200명
▲칼로스 200명
▲라세티 300명
▲매그너스 100명
▲레조200명 등으로, 응모기간은 13일부터 오는 12월12일까지 1차로 진행되며 내년 1월13일부터 3월12일 사이에 2차 행사를 갖는다. 닉 라일리 사장이 이례적으로 TV광고에 직접 출연, 한국어로 행사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GM대우를 판매하는 대우자판은 이와 별도로 `1% 할부`와 차종에 따라 50만~100만원까지 할인하는 특별 보너스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첫돌 기념 감사 대잔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GM대우의 이 같은 파격 행사들은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4,904대에 그쳐 완성차 5개사 중 꼴찌로 추락한데 따른 고육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로 GM대우가 최소 수 십억원의 수익을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도 사실상 무이자할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고객만족(CS)할부`를 이 달부터 처음으로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상태로 갈 경우 IMF 환란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인한 매출과 차당 판매마진의 동시 하락 가능성을 우려했다.
기아차는 오는 9월5일 준중형 스펙트라 후속으로 `세라토`를 내놓을 예정인데, 신차가 내수 부진의 골에 덩달아 빠지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연말로 갈수록 판촉전의 강도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특별한 판촉 프로그램을 내놓아도 구매의욕을 살리기는 힘든 형편이고 자칫 수익만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고충을 털어 놓았다.
무이자 할부 및 뉴다이어트 할부 등을 실시중인 쌍용차도 뉴체어맨 등의 판매 강화를 위해 추가 판촉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