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이창호, 뭐하는 거야

제8보(134~168)


이창호가 34로 참은 것은 현명했다. 참고도1의 백1 이하 7로 차단하는 것은 중앙을 크게 확보할 수는 있지만 좌상귀 방면의 백대마가 모조리 잡히게 되는 것이다. 백이 46으로 지킨 시점에서 계가를 해보면 흑이 반면으로 5집밖에 앞서지 못한 상태이다. 덤에 걸려 1집반을 지는 바둑이다. 뤄시허는 47, 49로 부지런히 끝내기를 서둘렀지만 백50으로 젖힌 수순이 좋아서 중앙의 흑은 공배를 메우면서 51로 연결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는데…. 54로 활용하려 한 수가 분란의 씨앗이 되었다. 이 수로는 점잖게 가에 막는 것이 최선이었고 그것으로 백승이 확실했던 것인데 끝내기의 달인인 이창호가 끝내기 단계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하고 만 것. 기다렸다는 듯이 뤄시허는 55로 몰아 버렸다. 흑67은 여전히 모자란다고 보고 버틴 수였는데 검토실에서 면밀히 계가를 해보던 루이9단이 말했다. “여전히 백이 조금 남네요. 반집이나 1집반쯤 이겨요.” 이렇게 말하던 루이9단이 백68을 보고 외마디 고함을 질렀다. “뭐 하는 거야!” 참고도2의 백1, 3이면 백이 이기는 바둑인데 공연히 어렵게 두고 있다는 탄식의 고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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