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정재승 KAIST 교수 "창의적 아이디어는 중년기에 빛 발해"

세계미래포럼 조찬 포럼 강연<br>"46~53세 단어 이해력 최고"


"세상을 움직이는 아이디어는 대부분 중년기에 나옵니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연구성과가 최고에 이른 시기도 30대 후반에서 40대였습니다." 정재승(39ㆍ사진)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22일 '최고경영자(CEO)의 뇌'를 주제로 한 세계미래포럼 주최 조찬포럼에서 "인간의 일생 중 뇌의 능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는 중년이다. 기업과 사회의 중년 리더들이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강의를 풀어갔다. 지난 2009년 다보스포럼이 선정한 '차세대 글로벌 리더'이자 자칭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인 정 교수는 "중년은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시기"라며 CEO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좌뇌와 우뇌 간의 소통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는 핵심 기제인데 중년이 되면 좌뇌와 우뇌의 편재화(HAROLDㆍHemispheric Asymmetry Reduction in Older Adults)가 최고조에 이른다. 우연이 아닌 정교하게 준비된 '히트상품'은 이때 나오게 돼 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 청년기에 깜짝 놀랄 만한 아이디어로 대성공을 거둔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동안 뇌과학에서 중년은 청년기에서 노년기로 넘어가는 과정에 불과해 연구가 부족했지만 최근 세계 뇌과학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년(46~53세)의 뇌는 반응속도ㆍ기억력ㆍ집중력 등은 다소 떨어지지만 단어 이해력, 공간정향, 귀납적 추리 등 다른 기능들은 최고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의 강의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조언으로 이어졌다. 정 교수는 "중년의 뇌는 저장보다는 인출 성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메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며 "또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해 한 가지 일에 몰입하면 집중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성숙기에 접어든 중년의 뇌가 조직의 활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견해도 소개했다. "청년기에는 현상을 부정적으로, 중년기에는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역시 HAROLD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리더가 지나치게 긍정적인 지표만 보면 조직의 문제점을 간과하기 쉽고 조직의 안정화를 추구하다 보면 실패를 두려워하게 돼 도전과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게 된다. 실무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리더는 안되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시작해보라고 권하는 게 좋다. 기존의 틀을 깨는 상품과 서비스는 언제나 안될 것 같은 곳에서 나오게 마련이다." 리더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했다. 정 교수는 "대부분 리더들은 뇌의 욕망중추를 억제하는 전전두엽이 발달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해온 경향이 있는데 중년기에도 해야 할 일의 목록이 여전히 많다면 어느 순간 삶이 공허해질 수 있다. 삶의 의미와 만족을 위해 두 가지 리스트의 균형 유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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