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이 새 수장으로 박인자 예술 감독을 맞아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박인자 예술감독은 “발레의 대중화 확산,정기공연의 질적 향상이 목표다”며 “1만 명의 회원확보와 재계를 비롯한 각 분야의 유력 인사를 중심으로의 발레단 후원회를 활성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발레 공연은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등에 국한돼 있고 이들 티켓이 가장 잘 팔린다. 일본만해도 그렇지 않다. 관객 층이 60대까지 두텁고, 레퍼토리 역시 소품부터 대작까지 다양하다. 최근 세계 발레계 흐름도 대작보다는 소품이나 중편 길이의 작품을 선호하고, 쉽고 재미있는 대중적인 작품의 공연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이다. 박 감독은 “일부 공연에만 몰리는 국내 발레관객을 30~40분 정도의 소품을 개발해 편식 된 관객층을 넓히고, 정체돼 있는 발레단원들 중 안무에 실력을 보이는 무용수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마련해 층이 얇은 우리 안무가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중화에 대해 박 감독은 “무대에 많이 서야 하는 것”이라며 공연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총 70여회 공연을 했는데 100회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장소도 넓힌다. 예술의 전당에서 정기공연을 하고 있지만 국립극장이나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다. 외부극장과 공동주최, 투자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국립발레단의 올해 정기공연은 ‘해적’(4월), ‘고집쟁이 딸’(10월), ‘호두까기 인형’(12월). 그 동안에 이 발레단이 올렸던 작품으로 신작이 없다는 것에 대해 박감독은 “타이틀만 빼고 무대장치 출연진들 모두 바꾼다”고 말했다. 마리우스 프티파안무의 ‘해적’ 공연에는 세계 유수 발레단에서 활동 중인 김지영, 김용걸, 강화혜, 배주윤 등의 출연을 섭외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서 의상을 제작하고, 세트는 무대디자인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직접 제작할 예정이다. ‘호두까기 인형’의 무대 세트와 의상을 새롭게 제작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10월 하순에서 11월 초순에는 한ㆍ일 우정의 해를 맞아 일본을 방문해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국립발레단이 발레 저변확대를 위해 오랫동안 공들여 왔던 ‘해설이 있는 발레’역시 방향을 바꿨다. 2월에는 마술사 정은선이 해설자로 나와 ‘발레와 마술’(가제)을 접목시킨다. 6월에는 연기자 유인촌(서울문화재단이사장), 9월에는 음악평론가 한상우 등과 함께 다양한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