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났지만 유통업계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1~2월 장사가 신통치 않았던 탓에 봄 시즌 매출 신장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한 시점이지만 소비 시장은 말 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 대형마트 구분 없이 파격 할인 행사를 쏟아내며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1~2월 백화점업계의 기존점 매출 신장률은 전년대비 -1%를 기록했다. 이색 상품 등을 내세워 설 대목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흥행은 부진했다. 대형마트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백화점 관계자는 "1~2월의 저소비 기조가 3월을 넘어 4, 5월까지 이어지면 더 손 쓸 방도가 없어지는 셈"이라며 "지난 해 봄 세월호 참사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로 영업이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 봄엔 반드시 대폭 신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에 대한 조바심은 대대적인 파격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리퍼브(반품·흠집) 가전' '990원 삼겹살' '반값 딸기' '선착순 1만원 스니커즈' 등 마트형 미끼 상품까지 내걸었다. 13~19일 롯데 본점의 가전 할인 행사에서는 삼성, HP, 도시바, DELL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리퍼브 상품이 정상가 대비 30~7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13~15일에는 전국 31개 점포에서 100g당 990원짜리 삼겹살과 500g당 4,000원짜리 딸기가 선보인다.
백화점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행사다. 롯데 측은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비 심리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초특가 행사를 마련했다"며 "고객 몰이를 위해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할인율을 높인 상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고객들의 장보기를 위한 내점 유도를 위해 경인 8개점에서 22일까지 제철 조개류를 2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여는 동시에 한우, 과일, 생필품 등 인기 상품을 특가에 내놓는다.
대형마트 3사는 신선식품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홈플러스가 가장 먼저 '500개 신선식품 연중 상시 10~30% 가격 인하'라는 카드를 빼든 데 이어 이마트도 13~15일 한우 전품목 30% 할인 행사, 러시아 제철 활대게, 국산 조기 등 인기 수산물 시세 대비 30~40% 할인, 이탈리아 직수입 구두 판매 등 다양한 할인 행사로 맞불을 놓았다.
롯데마트 역시 18일까지 한우 최대 40% 할인, 주요 채소 20% 할인 등 소비자 시선을 끄는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소비 촉진을 위해 계속해서 할인 행사를 내놓고 있지만 소비자 반응이 예전보다 낮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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