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화려한 무대·조명·의상 '빛의 뮤지컬'

5년만에 다시 무대오른 '아이다'<br>뮤지컬 스타 옥주현 주인공<br>박칼린 협력연출 맡아 화제<br>현대적 춤과 음악으로 승부


총 400번의 큐 사인 아래 매 장면마다 바뀌는 무대 위의 강렬한 조명은 춤과 노래에까지 색을 입혀 눈이 호강을 누린다.'빛의 뮤지컬'이라 불릴만하다. 2005년 국내에서 초연돼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디즈니 뮤지컬 '아이다'가 5년 만에 막을 올렸다. 5년 전 이 작품으로 데뷔했던 옥주현은 어느덧 뮤지컬계 스타로 떠올라 주인공을 다시 맡았고 TV 프로그램 출연으로 친숙해진 박칼린 음악감독은 국내 협력 연출을 맡아 두 사람의 이름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하지만 뮤지컬 '아이다'를 빛나게 하는 비결은 두 사람의 이름만이 아니다. 디즈니가 만든 뮤지컬 가운데 유일하게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지 않은 '아이다'는 뮤지컬에서만 볼 수 있는 창의적인 무대, 현대적인 춤과 음악으로 승부하는 작품이다. 특히 배우 한명이 하나의 배역을 담당하는 원 캐스트(one cast)로 완성도를 높인 것도 특징이다. 작품은 고대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김우형)가 노예로 끌려온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옥주현)와 사랑에 빠지면서 약혼녀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정선아) 공주 사이에서 갈등을 빚는다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용기 있고 당찬 여자 주인공에게 사랑에 빠지는 남자 주인공 이야기는 그동안 디즈니가 자주 보여줬던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모든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Every story is a love story)'라는 노래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사랑'이라는 주제로 가족 관객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도록 이야기가 전개될 것임을 알려준다. 보편적인 이야기에 풍성한 색깔을 입힌 것은 무대와 춤, 음악의 힘이 컸다. 암네리스 공주의 목욕탕 장면에서는 무대 배경 전체를 초록빛 물결이 넘실대는 목욕탕으로 만들어 와이어를 매단 여인들이 그 속을 헤엄친다. 조세르 장군이 '또다른 피라미드(Another Pyramid)'를 부르며 이끄는 군무에는 3분 30초동안 50번의 조명 큐사인이 있다. 4.2초마다 바뀌는 조명은 마치 눈 앞에서 댄스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현란하다. 여기에 엘튼 존이 작곡한 음악은 다소 과장된 다른 뮤지컬 노래들과 달리 현대적이고 쉬운 팝송에 가까워 관객들이 극에 편하게 녹아들수 있도록 만든다. 하지만 화려한 무대와 음악을 200% 활용하지 못한 배우와 연출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옥주현은 극을 무리 없이 이끌어가지만 가창력에서는 아직 답답한 부분이 있다. 커튼 콜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암네리스 역의 정선아가 관객에게 더 많은 박수를 받는 것과 대비된다. 중간 중간 억지 웃음을 유발하려는 연출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비극적 이야기를 일관된 분위기로 이끌지 못해 웃음 포인트가 이야기와 어우러지지 못하고 튀는 느낌을 준다. 배우들보다 더 큰 박수를 받은 박칼린 감독은 팬 서비스 차원에서 연말까지만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는다. 공연은 내년 3월 27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02)577-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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