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LG전자 스마트폰 선전 돋보이네

럭비식으로 부서간 유기적 업무 나섰더니…<br>조직 벽 허무는 멀티 전략 주효 LTE 스마트폰 판매 20만대 넘고<br>MC사업본부 실적도 흑자 전환… 내년엔 LTE 신제품 잇따라 선봬


"지금 LG전자 스마트폰에 필요한 것은 '럭비'입니다." 지난 11월 초 LG전자 MC사업본부 임직원에게 이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발신인은 LG전자 MC사업본부장인 박종석 부사장. 야심작인 '옵티머스 LTE' 스마트폰을 국내에 선보인 지 막 1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박 부사장은 "과거처럼 순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릴레이식 업무방식'은 이제 경쟁력을 잃었다"며 "모든 부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럭비식 업무방식'을 통해 미리 전략을 수립하고 재빠르게 업무를 추진해나가자"고 강조했다. 럭비 선수들처럼 공격·수비 포지션 상관없이 아이디어와 의견을 폭풍처럼 쏟아내고 이를 단기간 구체화시키는 전략이다. 박 부사장의 '스마트폰 개혁론'은 애플의 '아이폰 쇼크'로 스마트폰 전략에 위기론이 대두된 지 2년 만에 첫번째 가시적인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출시된 LG전자의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옵티머스 LTE'의 국내 판매량이 최근 20만대를 넘어섰다. 국내에 출시된 LTE 스마트폰 중 단일 제품으로 최다 판매량이다. 삼성전자와 팬택도 비슷한 시기 LTE 스마트폰을 내놨다는 점을 감안하면 LG전자의 선전이 유독 돋보인다는 평가다. LG전자 내부에서는 과거의 틀을 깨는 다른 연구개발과 부서간 소통 방식이 옵티머스의 선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LG전자 한 연구원은 " 박 부사장의 메시지는 럭비식 업무방식을 통해 탄생한 옵티머스 LTE의 성공을 확신하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판매담당 한 임원도 "스마트폰 시장의 벼랑끝 위기에서 연구개발·판매 조직간 벽을 허무는 멀티플레이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LG전자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3∙4분기 4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전년 동기 110만대보다 400%가 늘어나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안드로이드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3차원(3D) 스마트폰 '옵티머스3D'와 '옵티머스2X'가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고 보급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원'도 누적 판매량 1,0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차세대 스마트폰의 화두로 부상한 LTE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08년 세계 최초로 LTE 단말기용 통신칩셋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말에는 미국과 일본에 LTE 모뎀을 출시했고 올 5월에는 자체 LTE 칩셋을 탑재한 첫 LTE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미국에 내놓는 등 LTE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앤코에 따르면 LG전자는 전 세계 LTE 특허 중 가장 많은 23%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가치로 환산하면 79억달러(약 9조4,800억원)에 달한다. 내년부터 LTE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첨예한 관심사로 부상한 특허분쟁에서도 한층 유리한 승기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LG전자 스마트폰이 사실상 올해를 기점으로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간 적자를 면치 못했던 MC사업본부의 실적도 지난 10월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내년에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독점 개발한 '프라다 3.0'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LTE 스마트폰과 LTE 태블릿PC 신제품도 잇달아 선보이는 등 주도권 탈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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