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내수부진에 환율 변수라는 초대형 악재가 겹쳐지자 투자시기 지연 및 각종 비용 추가 감축 등 `IMF식 경영`에 돌입했다.
특히 일부 기업에선 매출 확대를 위해 관리직 등 지원부서 임직원까지 포함된 `전사적 판매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최근 대외환경이 급변하면서 연말 경영실적 관리가 이상기류를 타자 오는 13일 오전 긴급 월례회의를 소집한다. 정 회장이 본사 및 서울ㆍ경인지역 관리직 사원들을 대상으로 월례회의를 주최하는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현대ㆍ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앞으로 불황이 장기화 되고 환율하락 등 대외여건이 급속히 나빠지더라도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강화하는 고강도 비상경영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우자동차판매는 지난 1일부터 일반 영업직은 물론 관리직 사원 등 전체 임직원들이 자동차 판매에 나설 것을 당부하고 있다. 대우자판은 이와 병행해 연말까지 활동비 등 각종비용을 30% 삭감하는 등 극한의 `체중 줄이기`도 병행하기로 했다.
쌍용차 역시 이달 중에 추가 비용감축 및 판매증진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 회사는 특히 연초 마련했던 생산설비 확충 계획 등을 잠정 보류, 투자시기를 추후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림 자동차협회 이사는 “올해 내수판매가 140만대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도 자동차시장에 크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기 어려워 업체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자동차업계는 계속되는 내수부진이 하반기에도 회복되지 못하자 최근 내수판매목표를 20% 정도 낮춰 잡았다. 현대차는 내수판매목표를 당초 82만대에서 69만대로 13만대 줄였으며, 기아차도 49만대에서 39만대로 하향조정했다. GM대우차는 17만대에서 13만5,000대로 목표를 축소했고,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도 목표를 조정하지 않았으나 내수판매가 당초 목표의 9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