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헤지펀드 무차별 사업확장‘경고음’

‘6월위기설’ 불구 장기투자 영역까지 진출<br>투자銀도 잇단 합류 운용자산 1조 弗넘어<br>고위험 투자등으로“금융불안 가중” 목소리


제너럴모터스(GM) 쇼크와 악성 전환사채(CB) 보유로 대규모 환매위험에 시달리는 등 ‘6월 위기설’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헤지펀드들이 기업인수합병(M&A)과 구제금융 지원 등 투자은행 사업분야까지 진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헤지펀드들의 무리한 사업확장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더욱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월가(街) 투자자들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등에 따르면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에 보유자산을 투자해 단기간에 이익을 챙기고 빠져 나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헤지펀드가 최근 들어 장기간 투자를 요하는 M&A와 부실기업 대출, 구제금융 분야에도 손을 뻗쳐 투자은행의 고유업무를 잠식하고 있다. 특히 헤지펀드 수가 8,000개를 넘어서고 운영자산도 1조 달러를 초과한데다 ‘펀드 오브 헤지펀드’ 등 헤지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펀드가 생겨나고, 대형 투자은행들도 속속 헤지펀드 사업에 진출하고 있어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스포츠 재벌인 말콤 글레이저는 영국 축구의 자존심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인수하면서 투자은행은 물론 시타델, 페리캐피털, 오치지프 등 3개의 헤지펀드들로부터도 5억 달러를 지원 받았다. 또 유명한 도너츠 회사인 크리스피 크림은 지난달 현금사정이 어려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과 자산규모 40억 달러의 헤지펀드인 실버포인트 파이낸스로부터 모두 2억2,500만 달러의 대출을 받았다. 텍사스 퍼시픽 그룹은 소매업체인 제이크루 그룹 인수를 위해 헤지펀드인 블랙캐년 캐피털로부터 10년 만기로 2억7,5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 받아야 했다. 일부 헤지펀드들은 기업인수 업무회사를 대상으로 인수자금을 대주는 것은 물론 피인수 회사가 다시 매각될 때까지 브릿지론(가교대출)까지 제공하는 등 투자은행 뺨치는 장기투자 금융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의 로버트 스틸 부사장은 “헤지펀드들은 자본투자에 대한 초과이익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진출하고 있다”며 “이들은 월가의 새로운 투자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헤지펀드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투자은행들도 속속 합류하고 있다. 메릴린치가 3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헤지펀드 합작벤처를 설립키로 한 것을 비롯해 JP모건체이스, 리만브라더스, 멜론 파이낸셜, BNP파리바 등도 헤지펀드 사업을 인수하거나 지분 참여하는 형식으로 헤지펀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헤지펀드들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한층 커지고 있다. GM과 포드 쇼크로 대규모 환매 위기에 내몰리며 6월 위기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헤지펀드들이 경영투명성 결여와 고위험 투자, 무리한 대출 등에 나서면서 경영부실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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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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