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시 및 하나금융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하나학원 측에 시가 지급하는 장학금의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에 대한 협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하나고는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2010년 은평구 진관동에 설립한 자립형 사립고다.
서울시가 장학금 규모 축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특혜성 시비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시가 하나학원에 지급하고 있는 장학금 규모는 1인당 연간 500만원가량으로 이는 일반고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장학금 200만원보다 2.5배가량 많다.
서울시는 하나학원과 협약을 맺고 전체 정원의 15%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입학금ㆍ수업료ㆍ기숙사비 등이 포함된 장학금을 50년간 지급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장학재단을 통해 하나학원에 지급한 장학금은 ▦2010년 1억6,200만원(30명) ▦2011년 3억2,400만원(60명) ▦2012년 4억8,330만원(90명) 등 총 9억6,930만원이다.
서울시는 일단 하나학원과 협상을 통해 장학생 규모를 현재 정원의 15%(90명)에서 10%(60명)로 줄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장학금 규모는 3억2,000만원대로 약 1억7,000만원가량이 줄어든다.
서울시는 점진적으로 장학금 규모를 줄여나갈 방침이지만 장학금 지급문제는 설립 당시부터 하나금융그룹과 협약이 맺어진 것이어서 양측 간의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하나금융 측은 일단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협약에 의해 50년간 지급하기로 한 장학금 지급규모를 시행 4년 만에 재협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얘기다. 하나금융 측이 끝까지 제안을 거부하면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협약내용을 변경할 수 없다.
하나고 재단의 한 관계자는 "장학금 지급액수가 일반고에 비해 많은 것은 기숙사비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지 혜택이 과도한 것이 아니다"며 "장학금 규모를 줄이면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