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메디슨 왜 무너졌나

문어발 경영에 '벤처 원조' 추락■ 메디슨 최종부도 배경·전망 한때 23개 계열사등 과도한 빚 신용등급 지속하락 '벤처의 원조'로 통했던 메디슨이 29일 최종 부도처리 됐다. 벤처 성공신화로 추앙받던 메디슨은 왜 무너졌을까. 메디슨은 한때 '연방'으로 불리는 23개 계열사와 40여개 투자사를 거느리며 벤처 신화의 상징으로 군림했다. 지난 1996년 코스닥 시장에 등록한 메디슨은 한때 시가총액이 3조원을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본업과 직접 연관이 없는 벤처기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 등에 따른 방만한 경영, 밀어내기 수출로 인한 재고누적과 2000년 하반기 코스닥시장 급락으로 유동성 위기에 시달려 왔다. 핵심 역량인 주력사업 초음파진단기에 힘을 집중하지 못하고, 차입을 통한 자회사 늘리기에 연연하다 모기업이 좌초하는 불행을 안은 셈이다. 이민화 전회장과 메디슨은 무한기술투자ㆍ한글과컴퓨터ㆍ비트컴퓨터ㆍ크레츠테크닉 등 유가증권과 사옥을 매각, 구조조정 작업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이 전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메디슨도 "모든 자회사를 매각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유동성 확보에 매달려 왔다. 메디페이스ㆍ메리디안ㆍ프로소닉ㆍ써텍 등 다수의 자회사도 지분 매각으로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월말 현재 차입금이 2,448억원(단기 1,756억원, 장기 692억원)이나 돼 유동성 개선에 별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또 해외 판매법인의 채권ㆍ채무 상계로 얻은 크레츠테크닉 매각 대금 1,100억원 중 상당액도 국내로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금의 유입 후에도 관계사 지원, 영업상황 개선 지연 등으로 자금 흐름의 안정성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였다. 이에따라 기업어음(CP) 만기도래기간도 3개월, 1개월로 계속 짧아져 왔다. 전문가들은 현 매출과 이익 수준을 감안하면 부채를 1,000 억원 이하로 낮췄어야 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 한국신용정보는 메디슨의 장ㆍ단기 신용등급을 일시에 2단계씩(회사채 BB+ →BB-, 기업어음 B+ →B-) 하향 조정했다.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한 차입금 축소가 예상보다 크지 않고, 4월까지 단기차입금 만기가 집중되는 등 기업의 재무구조가 열악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메디슨이 초음파진단기에 집중하지 못한 데는 시장규모 자체의 한계, GE 등 선진국 대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 벤처 대부로서 파생 창업 및 벤처 후배를 양성해야 한다는 이 전회장의 부담감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메디슨이 유상증자를 통해 10억원 가량만 투자를 받으면 190억원 가량을 무난히 조달할 수 있었는데 40여억원을 막지 못하고 부도를 낸데 대해 의아심을 표시하고 있다. 메디슨은 최근 동원증권을 주간사로 19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왔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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