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발전소 터빈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두산중공업은 14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스코다그룹의 발전설비 전문업체인 스코다파워의 지분 100%를 4억5,000만유로(한화 약 8,1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발전소의 3대 핵심기술인 보일러ㆍ터빈ㆍ발전기의 원천기술을 모두 확보해 GEㆍ지멘스ㆍ알스톰 등 글로벌 선진업체와 대등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기존에 자체 발전기 제작기술을 갖고 있었으며 지난 2006년 영국의 두산밥콕을 인수해 보일러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인수자금은 두산중공업이 1억4,000만유로를 직접 출자하고 한국수출입은행에서 2억유로를 차입해 마련할 예정이다. 나머지 1억1,000만유로는 해외 계열사들의 출자와 체코 현지 은행에서 차입할 계획이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현금만 약 8,000억원가량에 달하기 때문에 인수자금 조달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차입금 규모는 스코다파워 등 해외 자회사들이 창출하게 될 이익과 배당금만으로도 상환이 충분히 가능해 재무적 부담도 없다"고 설명했다.
스코다파워는 1859년 설립된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회사로 2차 대전 이후 국유화를 거쳐 2004년 민영화됐다. 스팀터빈 시장의 85%를 차지하는 50㎐(110V의 전압을 사용하는 터빈) 스팀터빈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으며 현재까지 전세계 62개국에 450여기의 터빈을 공급했다. 지난해 매출 7,800억원, 영업이익 770억원을 기록했으며 유럽시장 터빈시장의 14.6%를 점유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인수로 GEㆍ지멘스ㆍ알스톰 등 선진 업체들만 수주할 수 있었던 패키지 수주(보일러-터빈-발전기 일괄수주)가 가능해져 향후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일러와 발전기의 원천기술은 갖고 있었지만 터빈은 원천기술이 없어 그동안 GE 등 해외기업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원천기술이 없으면 진입하기 어려웠던 유럽ㆍ미국 등 대규모 발전시장에도 진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오는 2020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 5조3,000억원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스코다파워와 두산밥콕을 주축으로 향후 유럽ㆍ미국 등 선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유럽 및 미주 시장의 발전사업을 총괄할 두산파워시스템을 조만간 신설하고 산하에 스코다파워와 두산밥콕을 편입시킬 계획이다. 또 각 기업들 간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2020년 터빈 분야에서만 2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터빈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