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반기 체력회복 연말 1,200가능"

[긴급진단] 위기의 증시 어디로 가나◇일시 : 2000년 4월 16일 오전 10시 ◇장소 : 한국일보 13층 송현클럽 ◇사회 : 임관호 증권부차장 ◇참석자: 金鏡信 대유리젠트증권 이사 金基煥 마이다스에셋 상무 吳成根 한국투자신탁 운용본부장 (가나다순) 『총선결과는 이제 악재가 못됩니다. 하지만 사상최대의 폭락을 한 미국 증시가 큰 악재입니다. 미 증시의 급락은 국내증시에 단기적으로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구조조정 등 국내 정책현안들도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미 증시의 폭락영향으로 종합주가지수는 750~780까지 단기 하락이 예상되지만, 남북정상회담과 금융구조조정이 잘 진행되고 수급호전이 이루어지면 연말에는 1100~12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증시는 기업실적에 비해 과매도상태 입니다. 첨단기술주 내에서의 옥석가리기 과정이 끝나면 견고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삼성전자·현대전자 등 반도체관련주가 특히 유망하다고 봅니다.』 본지가 「위기의 증시 어디로 가나」라는 주제로 개최한 전문가 긴급좌담회에서 김기환(金基煥) 마이다스에셋 자산운용상무, 오성근(吳成根) 한국투자신탁 운용본부장, 김경신(金鏡信) 대유리젠트증권 리서치팀이사 등은 미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단기간에는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할 것이 불가피하지만 수급이 다소 풀리는 하반기부터 조정국면을 탈피해 실적이 우량한 기술주를 중심으로 다시 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당면현안인 남북정상회담과 금융구조조정이 잘 진행될 경우 상승시기를 앞당길 수 있으 ㄹ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좌담회 주요 대화내용. 사회= 여소야대가 된 4·13총선 결과가 증시를 위축시키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사상최대의 폭락을 보여 향후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사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김기환 상무= 총선후 불확실성 제거로 상승계기를 마련한 증시가 미국 증시의 폭락으로 다시 방향감을 잃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많이 빠진 것만큼 좋은 재료가 없다는 말처럼 미국 증시가 단기간에 상당히 큰 폭의 조정을 받아 추가 폭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또한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평가가 아직까지 긍정적인 측면이 강해 종목별로 매도물량은 나오겠지만 시장전체를 파는 투매현상의 지속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국내증시는 단기간의 큰 폭 하락은 불가피해도 추세적인 장기하락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경신 이사= 여소야대 총선결과에 미국증시의 사상최대 폭락이 겹쳐 국내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선거는 선거전부터 예측한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습니다.미 증시 움직임이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미 증시의 폭락으로 그동안 지켜온 종합주가지수 800도 무너질 공산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붕괴된 800선이 1차 반등기회가 왔을 때 다시 돌파하지 못한다면 시장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연3일째 순매도세를 지속한 외국인투자가들도 일단 순매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수급상황은 더욱 악화되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경기측면에서 아직까지는 양호하고 기업실적도 호전돼 투신권의 수급상황이 개선되는 하반기부터는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금융 구조조정과 남북 정상회담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이런 충격에서 더 빨리 벗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성근 본부장= 총선결과보다 미국 증시의 하락추세가 문제입니다. 3년전부터 제기되던 미 증시의 버블경고가 지난 주말 마침내 사상최대 폭락의 결과로 나왔습니다. 미 증시의 폭락으로 국내증시도 일시적으로 큰폭 하락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미 기업들의 1·4분기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잇달아 발표되고 있어 미증시의 추가폭락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따라 국내증시도 단기적 충격으로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 ING베어링의 전략가인 마이클 휴가 아시아시장에서 한국을 제일 유망한 시장으로 꼽는 등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증시에 대한 증시전망이 아직까지는 밝아 오히려 우량주를 저점매수 할 수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으로 봅니다. 미국 증시는 상당히 많이 오른 상태에서 빠진 것이고 국내증시는 특히 거래소시장은 오른 것이 없고 오히려 하락만 지속해온 상태이기 때문에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회= 정책당국이 선거후 야기될 수 있는 물가불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긴축기조로 선회할 것이라는 우려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金상무= 정부는 올해들어 실질적인 긴축을 유지해 오고있습니다. 총통화증가율도 둔화되고 있어 인플레압력도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산업화사회와 달리 정보화사회는 기업의 재고관리와 유통의 발달로 인플레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한은이 선제적 의미의 긴축을 선언할 수는 있으나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어 무리한 긴축정책은 불가능합니다. 吳본부장= 긴축은 통화량 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인플레도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미국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이 경우 한국을 포함해 일본, 독일 등으로 글로벌펀드자금이 흘러들어올 수 있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金이사= 선거후 통화환수 우려감도 있지만 급박하지 않고 구조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긴축기조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금리와 관련 2/4분기에 금리가 올라가는 계절적요인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회= 금융권 구조조정과정에서 정부는 강제적인 개입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는데 금융권 구조조정의 시기와 방향, 최근 상승시도가 이어지는 은행주에 대한 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金이사= 최근 금융주 반등은 낙폭과대와 구조조정 수혜 기대감이 맞물려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부실금융기관의 퇴출이나 합병문제가 재차 거론되면 주가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환부를 드러내는 아픔을 거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내년부터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돼 2,000만원 이상의 예금은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에 우량은행과 부실은행의 차별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조정 초기에는 고통이 따르겠지만 진행과정에서는 주가의 안정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吳본부장= 투신사의 구조조정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세계적으로 은행의 대형화는 큰 흐름입니다. 시장자체의 논리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형화가 변화의 흐름에 대한 적응력을 떨어뜨린다는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회= 투신권 환매에 따른 매도는 언제쯤 마무리 될 것으로 보십니까. 吳본부장= 지수가 급락하면 환매가 오히려 적은 반면 시장이 등락을 거듭하는 경우 환매가 많아집니다. 투신권환매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주식형수익증권 가입고객에게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를 해주는 등 세제우대조치가 있었으면 합니다. 주식형 환매물량은 아직도 대기중이지만 최근처럼 많지는 않고 상당부분 정리가 됐습니다. 金상무= 글로벌스탠다드에서 볼 때 금융권 구조조정은 반드시 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금융주의 경우 우량은행이 부실은행을 인식하는 식의 떠안기방식은 은행주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투자가의 반발 등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오히려 자산인수방식이 합리적입니다. 금융기관의 대형화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정부가 다시 한번 부실부문을 떠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재정적자가 줄어들고 있어 정부입장도 나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무디스사에서 한국의 은행들을 실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사회= 연초이후 수급악화가 장세를 압박하고 있는데 수급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나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사항을 말씀해 주십시오. 金이사= 활동계좌가 860만계좌에 달하고 있어 주식투자자에 대한 세제상의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주식형 수익증권에 가입할 경우 소득공제를 해준다든지 92년과 97년처럼 근로자주식저축을 한시적으로 부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유층의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위해 상속, 증여상의 혜택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吳본부장= 투신권 고객들의 최근 투자행태를 보면 지나치게 단기투자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환매 등의 문제점이 파생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투신사도 나름대로 장기투자상품을 개발해야하고 정부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金상무= 인위적인 부양책이 통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원론적으로 기업의 수익구조가 좋아지면 시중자금은 자연히 주식시장으로 몰립니다. 주식이 싸다는 인식을 갖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정책은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집중돼야 합니다. 모그룹의 대주주보유 미상장 주식 고액거래와 같이 회사의 재산이 누수되는 일이 계속되면 투자자들의 외면이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주가는 지나치게 빠지면 스스로의 자율기능에 의해 다시 오름세로 전환됩니다. 정부의 역할이라면 상승의 모멘텀 제공에 국한되야 합니다. 개방형뮤추얼펀드의 조속한 허용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폐쇄형뮤추얼펀드는 만기가 되면 무조건 환매되어 자금이 빠져나갑니다. 최근 수급악화에 폐쇄형뮤추얼펀드도 일조한 면이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으로 인해 5월 2일 FTSE지수에 한국시장 편입, 모건스탠리의 연말 엔달러환율 90원대 진입과 살로몬스미스바니증권의 대한투자 확대권유와 1·4분기 기업실적 호전 등의 재료가 반영이 안되고 있습니다. 미국 주가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반등의 계기가 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자생적인 흐름으로 얼마든지 시장은 회복될 수 있습니다. 金이사= 상장사들도 시장의 질을 높이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작년에 40조원에 가까운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투자자들은 손해만 입고 있어 대주주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습니다. 78년, 89년 모두 공급물량과다가 시장의 장기침체를 초래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장기투자자가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상장사들의 도덕적인 책임의식 회복이 급선무 입니다. 金상무= 기업들도 무분별한 증자가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증자대금을 방만하게 운영하다보면 EVA가 마이너스에 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증자로 끌어들인 자금으로 은행금리보다 높은 투자수익을 낼 수 있을 때 해야 합니다. 유상증자대금은 코스트 제로의 자금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사회= 미국증시가 하락하고 외국인이 일부 매도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이 폭락했습니다. 앞으로의 외국인 움직임을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金상무= 외국인의 3일연속 매도우위는 미국주가 급락 영향으로 글로벌펀드의 환매에 따른 매도가 나온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리나라 주가는 미국주가에 동조화를 보이고 있지만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MSCI지수 비중축소에 따른 매물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리나라 주가는 현재 크게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吳본부장= 외국인은 한국시장에 대해 개별기업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조짐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습니다. 무디스의 은행주 신용등급 상향가능성, FTSE지수 편입 등을 종합해보면 한국시장은 외국인에게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金이사= 외국인은 한국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들어 한국시장에서 6조원 이상을 순매수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시장의 약세국면이 지속된다면 국내투자 비중도 줄일 수밖에 없으므로 주의가 요망됩니다. 金상무= 바닥에서 주가가 급락할 때는 오히려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가가 추가하락하더라도 780포인트 선에서는 반등국면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악재가 모두 겹친날이 바닥일 수 있습니다. 사회= 미국 첨단주의 거품논쟁으로 코스닥에 이어 거래소시장까지 영향을 받았다. 거래소와 코스닥중 어느 시장이 회복이 빠를 것으로 보십니까. 吳본부장= 거래소는 가치투자, 코스닥은 성장성으로 투자기준을 삼는 것이 유용합니다. 코스닥은 종목별로 선별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金이사= 거래소는 계기만 주어지면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혼조국면이 불가피합니다. 코스닥도 고점에서 꺾였으므로 기간조정이 필요합니다. 金상무= 코스닥시장은 사실 작년에 너무 크게 올라서 하락폭이 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앞으로는 경기사이클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미래의 산업구조에 맞는 성장성을 갖춘 종목을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하락한 거래소종목군으로 반등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삼성전자와 같은 종목을 개발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코스닥은 성장성을 반영해도 너무 심하게 오른 측면이 있습니다. 3년후의 매출액이 최소한 시가총액을 넘어설 수 있어야 됩니다. 金이사= 시장에는 항상 저평가종목이 있기 마련입니다. 소신을 갖고 저평가 기업을 발굴하는 노력을 계속할 때 고수익 종목의 발굴이 가능합니다. 吳본부장= 주가는 미래가치를 현재가로 할인한 것입니다. 성장주에 투자하되 한계점은 명확히 인식해야 하고 분산투자를 통해 성장주 투자에 따른 위험을 분산해야 합니다. 사회= 앞으로 증시의 분기별 전망과 개인투자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투자전략과 유망종목을 말씀해 주십시오. 吳본부장= 변동성이 큰 장세이므로 개인투자가의 경우 간접투자가 더 낫습니다. 투신사들이 7월경에는 펀드클린화에 이어 운영과 판매사를 분리하는 등 공신력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말에는 종합지수가 1,200포인트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봅니다. 金이사= 2분기에는 장세가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부터는 악재를 떨궈내고 연말에는 1,1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코스닥은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개인투자가들은 손절매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야 됩니다. 10%이내에서는 손절매를 실시해야 하고 차트분석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읽어야 합니다. 주식은 항상 신고가, 신저가에서 승부의 기회를 줍니다. 또 올해는 신기술관련주가 시장을 이끌 것으로 생각합니다. 金상무= 올해는 종목별로 상승과 하락의 명암이 크게 엇갈릴 것입니다. 거래소시장은 800포인트와 1,000포인트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스닥의 경우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는 반도체주식과 통신장비주, 통신서비스주가 장기적으로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반투자가의 경우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맞춰 투자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잘 사는 것보다 잘 파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김희원기자HEEWK@SED.CO.KR 입력시간 2000/04/16 18:58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