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국채발행에 나선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전달에 비해 크게 낮은 금리로 국채를 팔아 치우는 데 성공했다.
이탈리아 재무부는 85억유로 규모의 1년 만기 국채를 2.735%의 금리로 매각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는 전달의 국채발행 금리인 5.952%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수치로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다. 올해 3,000억유로에 달하는 국채를 상환해야 하는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 재정운용에 숨통을 틔운 셈이다.
이탈리아는 이날 35억유로 규모의 136일 만기 국채발행 금리도 기존 3.251%에서 1.644%로 대폭 끌어내렸다.
스페인 역시 채권시장에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이날 3~5년 만기 채권발행에 나선 스페인은 당초 목표치였던 50억유로의 두 배인 100억유로의 국채를 매각했다. 금리도 크게 떨어져 전달 5.187%였던 3년물 국채입찰 금리가 3.384%로 급락했다. 다만 입찰액 대비 응찰규모는 같은 기간 2.7배에서 1.8배로 다소 낮아졌다.
유럽의 위기국으로 분류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발행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되찾은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2월부터 역내 은행에 실시한 3년 만기 장기대출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중은행들이 ECB에서 돈을 빌려 국채를 매입하는 '캐리 트레이드'에 나설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의 경계심리도 누그러졌다고 분석했다.
라보뱅크의 리처드 맥과이어 채권전략가는 "은행을 통한 ECB의 채권시장 개입이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긴축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 회복의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의회는 국채발행 전날인 11일 150억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안을 승인해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유럽증시는 국채발행 성공 소식에 급등세를 나타냈다. AFP에 따르면 이탈리아증시는 국채발행 직후 3% 넘게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