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경기불안 여전" 다우 당분간 약세

다우존스산업지수의 최고가 대비 19.9% 하락, 1,900선을 회복하지 못하는 나스닥 등. 지난주 갈피를 못 잡고 하락하던 뉴욕증시가 주말 상승세로 돌아서자 증시주변에서 바닥형성에 대한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월가에서 확산되고 있다.지난 한 주동안 다우지수는 3.2% 하락하며 2000년 1월 최고가에서 19%나 떨어졌다. 21년만에 처음으로 7주연속 하락이라는 최악의 기록을 보였던 나스닥지수는 지난주 8주만에 반등에 성공, 2% 상승했다. 나스닥지수의 최고가 대비 하락률은 그러나 아직 63%나 된다. 미국 반도체 주가를 대변하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가 지난주 3일 동안 폭등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주가는 지난주 15% 가까이 폭등, 지난해 11월말의 저점에서 25%나 올랐다. 반도체 주가 반등의 결정적 동인은 역시 마이크론테크놀로지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분야에서 분기 판매액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10억5,00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재고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반도체 시장은 바닥이지만 6개월~1년 앞을 내다보는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반도체 재고가 조만간 소진되고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뜨게 할만한 호재였다. 투자회사 SG 카우엔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츄는 "D램 시장이 바닥을 쳤다"며 "마이크론의 분기 매출액은 시장의 컨센서스를 악화시키지 않았다"고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론의 재고 감소는 좋은 예감을 주고 있다"며 컴퓨터 칩 분야에서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로제타 매니지먼트 그룹의 투자전략가 모나 에라이바는 "그 동안 반도체 주가가 오랫동안 하락했지만, 지금 매물이 과도하게 나온 감이 있다"고 지적, 반등의 기회가 올 것임을 시사했다. 모토롤러사가 직원 4,000여명을 감원한다는 발표도 반도체를 비롯, 전반적 기술주의 강세를 지지했다. 반도체 주가 회복으로 지난 22일 한때 정점에서 20% 이상 폭락, 베어마켓(약세장)을 형성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던 다우존스 지수도 지난주말에 회복세로 돌아섰다. 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반도체 주가 회복으로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월가의 분위기를 반영, 지난주말에 상승세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와 미국 반도체 주가 회복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한국 주식시장에 반가운 뉴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블루칩 지수인 다우존스 지수는 당분간 약세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요기업들의 수익 저조, 미국 경기의 불안정, 중앙은행(FRB)에 대한 실망(기대이하의 금리 인하), 일본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후퇴 우려 등이 그 요인이다. 월가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경기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나스닥 다음은 다우"라는 인식이 퍼져가고 있다. 게다가 투자자들이 지난 10년동안 신격화했던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FRB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블루칩 지수의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서고 있고, 기술주들이 반등할 경우 다우지수도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애널리스트 애비 코언은 인텔 등 주요 기술주의 상승에 주목할 경우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다우지수가 일단 9,000 포인트에서 저항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의 다우 폭락으로 "팔 사람은 다 팔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등 장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미 증시의 시가총액 지난해 이후 5조달러나 줄어들었지만 채권이나 현금보유보다는 주식투자가 매력적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퍼트남 인베스트먼트사의 펀드매니저 베스 코트너는 "블루칩들이 20% 이상 하락, 반등이 예상된다"며 "지금이야말로 주식을 매입할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다우지수의 순익대비 주가는 지난해 27에서 현재 18로 줄어들었으며 S&P 500과 나스닥도 각각 32, 401에서 23, 186으로 떨어진 상태다. 어쨌든 다우지수는 저점을 확인할 때까지 약세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리만 브러더스의 수석투자전략가 제프 애플게이트는 "주식시장의 저점은 금리 인하 후 3개월째에 나타난다"며 "진정한 의미의 매입세력이 형성될 때까지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분명한 경기 회복의 징후가 나타나고, 기업의 수익이 형성될 때 저점 형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의견 일치가 이뤄지고 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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