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街 금융위기 끝은 어디…" 우려감 커져

M&A통한 몸불리기$모기지 부실 禍불러<br>"파산하면 워싱턴뮤추얼 능가하는 파괴력"<br>시티그룹 인수땐 소매금융 절대강자 부상


와코비아는 그동안 월가에서 ‘합병기계(acquisition machine)’로 불릴 만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온 대표적인 은행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격적인 경영이 대규모 모기지 부실이라는 화근을 만들며 꺼꾸로 매각될 운명에 놓이게 됐다. 투자은행(IB)에 이어 상업은행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져 매각되는 처지에 놓이게 됨에 따라 월가의 금융위기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비교적 탄탄한 상업은행으로서 미 서부지역 최대 점포망을 갖춘 와코비아의 위기는 공격적인 경영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와코비아는 지난 2006년 5월 캘리포니아주 은행인 골든웨스트를 26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자산규모 기준 미 4위 은행으로 뛰어올랐다. 와코비아는 골든웨스트를 포함, 2001년 이후 웨스트코프ㆍ사우스트러스트ㆍ메트로폴리탄웨스트증권ㆍA.G.에드워드 등 모두 5개 은행 및 증권사를 인수했다. 2003년에는 프루덴셜증권 산하 푸르덴셜파이낸셜과 합병하며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공격적인 M&A로 규모를 키운 뒤 적극적인 가계 및 부동산 대출에 나선 것이 독이 됐다. 주택가격 급락 및 신용시장 경색으로 모기지 자산 및 대출은 모두 부실채권이 돼 돌아온 것. 월가의 격언인 ‘큰 것이 아름답다(Big is beautiful)’라는 말이 무색하게 됐다. 와코비아의 부실을 키운 상품은 옵션 변동금리 모기지(ARM) 상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옵션 ARM은 일반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대출자의 여건에 따라 매월 이자 규모 등 대출 상환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변동금리 상품의 특성상 시장금리가 높아지면 덩달아 금리가 뛰어 대출자의 부담은 커지고 연체율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와코비아의 옵션 ARM 보유 규모는 지난 7월 말 현재 1,220억달러로 미 은행 중 가장 많다. 2년 전에 인수한 골든웨스트 때문에 모기지 자산이 대거 늘어난 것. 전문가들은 “와코비아가 파산하면 미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을 능가하는 시장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6월 말 현재 와코비아의 자산은 8,124억달러로 이달 25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워싱턴뮤추얼의 자산을 인수할 당시 자산규모 3,090억달러보다 훨씬 많다. 유동성 위기 및 매각설로 지난주 말 와코비아의 부도위험지수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스프레드는 8.7%포인트 폭등하기도 했다. 한편 와코비아는 당초 모건스탠리와 합병 가능성을 염두에 둔 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건스탠리가 은행 지주회사 전환을 신청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씨티와 웰스파고ㆍ방코산탄데르 등은 모두 JP모건체이스가 워싱턴뮤추얼을 인수하기 전에 이 회사의 장부를 실사하는 등 인수 가능성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NYT는 “씨티그룹이 소매금융에서 입지를 구축해온 와코비아를 인수하면 소매금융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강자의 입지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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