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들 재고 부담 눈덩이

극심한 내수 부진에 원자재 값 상승, 원화 가치 급등, 고유가 등 `3고(高)`현상이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등은 올들어 수출도 격감,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특별소비세 인하 등을 통한 특단의 소비 촉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수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자동차와 가전ㆍ의류ㆍ화섬 등 을 중심으로 재고 물량이 한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재고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지난해 12월 107.6에서 지난 1월 108.9로 올라서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내수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업종의 경우 내수 재고 물량이 지난달 8만5,000대를 돌파한데 이어, 이 달 말에는 10만대 안팎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97년 9만987대 이후 최대치로, 적정 재고인 5~6만대(15일치 물량)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준이다. 가전ㆍ전자 업종에서도 유통부분의 재고 부담이 가중되자 업체들이 아예 내수 부분의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모니터생산업체인 E사 관계자는 “내수 부진에 중국 제품까지 들어오면서 기업들의 재고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섬ㆍ의류 등 내수 중심 업종과 백화점 등 유통업종의 재고도 급증하고 있다. 원사ㆍ필름업체인 K사 관계자는 “내수 부진으로 재고가 늘고 있지만 품질 확보를 위해 가동을 멈출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수익성이 시간 단위로 나빠지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일부 업종은 최근의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여파까지 겪고 있다. 스테인리스 강판을 생산하는 S사는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량을 확충했으나 내수 부진으로 완제품을 만들지 못해 `원자재 재고`까지 떠안고 있는 형편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의 재고 부담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새 경제팀은 조기에 소비 촉진을 통한 재고 부담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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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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