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율방어 전략적 후퇴

외환당국이 환율방어에 `전략적`으로 후퇴했다. 최근 국제원자재가격이 급등해 물가에 부담이 되는데다 선진7개국 재무장관 회담 이후 아시아 각국 통화가 연일 절상추세에 있어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당국의 환율방어는 `방어선`을 조금씩 뒤로 밀면서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이 달 말까지는 `달러당 1,150원`이 지켜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원화절상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어 삼성ㆍ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수출기업들은 환위험 비상대책을 준비중이다. ◇달러당 1,150원이 새로운 방어선=달러당 1,160원이 예상보다 빨리 무너지긴 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별로 불안하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당국의 `전략적 후퇴`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재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점이 환율방어선을 낮추는 실탄이 되고 있다. 환율하락에 따른 원자재가격 인하효과가 수출단가상승을 상쇄할 수 있어 그만큼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당국이 설정할 새로운 환율방어선은 `달러당 1,150원`. 16일 환율은 1,157원에서 버텼지만 이 보다 조금 더 밀려도 1,150원을 깨지는 않을 정도로 당국의 개입이 예상되고 있다. 당국은 또 시장상황을 지켜보다 한두 차례 방어선을 낮춰 잡을 가능성도 있다. 적절하게 속도조절을 하며 계단식으로 연착륙을 유도한다는게 당국의 기본적인 환율방어 전략이다. 현재까지는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역외선물환(NDF)시장으로부터의 달러매도물량 등이 걱정되긴 하지만 당국은 적절히 규제를 늦추면서 최악의 경우 외국환평형기금 등을 동원해 매도물량을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수출채산성 악화`우려=국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은 원ㆍ달러환율이 100원 떨어질 경우 최소 20% 이상 내려앉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달러당 1,15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환율급락에 따른 `내성`은 갖춘 상황. 하지만 올 초부터 움직임이 워낙 하락쪽으로만 진행되는데다 위앤화문제까지 겹쳐 기업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 등 주요 그룹 연구소들은 단기적으로 헤지(환위험 회피)비율을 확대하고 결제통화 다변화를 통해 환율 하락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것을 계열사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의 한 임원은 “올 초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목표환율을 1,100원 선으로 설정해놓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워낙 급등락이 심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도 “기업들에게 더 이상 목표환율대는 없다”며 “최악의 보수적 상황을 상정하고 리스크줄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기존의 헤지 비율을 10% 상향 조정하는 한편 유로화 결제비율을 확대하고 외화예금 및 매출채권도 거의 없애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헤지전략과 함께 외환운용 기간 자체를 줄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성화용기자,김영기기자 shy@sed.co.kr>

관련기사



성화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