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들 '제살 깎아먹기' 경쟁할까?

최근 은행주의 최대 이슈는 씨티은행의 진출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출혈까지 감수하며 싸움에 나설지 여부이다. 하나은행 주가가 1.4분기 실적 발표 후 급락한 것도 치열한 은행간 경쟁 여파로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와 `제살 깎아먹기는 안할 것이다'로 견해가 갈리면서 은행주에 대한 전망도 교차하고 있다. ◆ 경쟁 심화..주가 약세 은행주는 지난 3월 7일 장중 고점을 기록한 뒤 미끄러지기 시작해 2일 현재 고점 대비 12%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하락 폭은 10%를 넘지 않는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달 8일 3만원 문턱까지 올랐다가 떨어지기 시작해 한달도 안된 기간에 15%나 빠졌으며 실적 발표 직후에는 외국인 대규모 매도 속에 4.6%나추락하기도 했다. 이같은 주가 하락은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고 영업에 나서면서 마진 경쟁이 벌어진데 따른 악영향이 실적에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하나은행은 1.4분기 순이자마진(NIM)이 2.06%로 전분기보다 0.08%포인트나 내려갔고 그 때문에 영업이익이 1천86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8%, 작년 동기보다 11.1%감소했다. 삼성증권 유재성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은행간 가격 경쟁이 10년간 지속된적이 있는데 우리도 중장기적으로 경쟁에 들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은 시장이 포화상태라 크게 늘기 어렵고 펀드 판매, 방카슈랑스 등에서 나오는 수수료 수입도 단기간에 증가하기 어려워서 당분간 이익 모멘텀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종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을 내고 있으며 `대투 인수'라는 재료가 있는 하나은행이나 저평가된 우리금융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 "손해 보는 장사는 안할 것" 굿모닝신한증권 이재원 애널리스트는 "경쟁을 촉발한 외국계 은행도 NIM이 높지않아서 과도하게 할인 행사를 벌일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1.4분기 NIM이 하락한 것은 작년 4.4분기에 시중 금리가 내려간 탓도 있으며 올해 은행권 금리가 0.20∼0.2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충격적인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김혜원 애널리스트는 "은행권의 공룡인 국민은행마저도 가격인하에 가담했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도 추가 인하를 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 여파는 수익이 조금 줄어드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2일 주택담보대출 우수 고객에게 연 4.34% 금리를 적용, 사실상 0.6%포인트 인하했고 인하 기간도 6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은행들이 초기 6개월간 1%포인트 내린다고 가정하면 주택담보대출 잔액기준으로는 0.25%포인트 하락 효과가 나고 NIM은 0.04∼0.06%포인트, 주당순이익(EPS)는 4∼8%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들이 규모의 경제를 충분히 달성했으므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필요가 크지 않고 정부도 무리한 경쟁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국계 은행이 단기적으로 금리인하 공세를 펼칠 수도 있지만 이들은 수익성과 주주배당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우려할 바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동부증권 이병건 애널리스트도 "초기 금리를 깎아주는 것은 유인책일 뿐이며 실제 금리는 그렇게 낮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1.4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2월에 영업일이 적었고 작년 실적이 워낙 좋았던 것을 감안해야 하는데 과민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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