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유럽 '에센 대결투' 시작됐다

G7회담 개막… 엔低·헤지펀드 규제등 놓고 격론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담이 9일 오후(현지시각) 독일 에센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이번 G7회담은 주재국인 독일의 피어 스타인브룩 재무장관의 환영연설로 시작됐다. 그러나 엔저 문제는 물론 헤지펀드 규제,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등의 의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연합(EU)간 입장차이가 뚜렷해 성과없이 '말의 성찬'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엔저 현상은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등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후지 도코모 아메리카은행 이코노미스트는 "G7에서는 놀라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리만브라더스증권은 이날 엔화 약세 보고서를 냈다. EU는 물론 미 의회에서도 문제를 삼고 있는 엔저 현상에 대해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엔저 지킴이'를 자임하고 있다. 폴슨 장관은 지난 6일 의회 청문회에서 "일본 정부가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일본 입장을 두둔했다. 캐나다 역시 미국과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G7회담에 자국 화폐가치 문제가 왜 거론돼야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EU는 이번에 '엔저 때리기'를 위해 단단히 벼르고 나왔다. 엔저 현상이 수출둔화->대일 무역 역조가중->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EU는 1월 BOJ의 금리동결조치가 일본정부의 압력에 의한 것이고, 이는 결국 일본 정부가 약화약세를 조장한다는 시각이다. 미국과 EU는 엔저 문제 외에도 IMF 개혁과 헤지펀드 규제 문제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IMF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미국은 IMF의 방만한 인력과 지출 구조에 '메스'를 가할 태세이지만 EU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다. EU는 미국 주도의 구조조정이 IMF를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의구심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국경을 넘나 들며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헤지펀드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헤지펀드 자금 이동을 보다 더 면밀히 주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금융 강국 미국과 영국은 직접적인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엔저에 대한 강경 메시지를 담지 않을 것이란 전망으로 이날 엔화 가치는 121.38엔으로 3일 연속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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