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이 9일 현실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시민들은 별다른 동요 없이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물론 북한의 위협을 의식해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거나 과민반응하는 것도 문제지만 북한의 핵실험이 바로 코앞에서 일어났는데도 너무 무덤덤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안보불감증이 심각한 상태에 이른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년 전부터 북한 핵문제를 경고해온 보수단체들은 북핵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안보불감증을 문제 삼고 나섰다. 보수단체들의 모임인 라이트코리아는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는 국민들의 안보불감증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지나치게 태평할 정도로 느껴지는 ‘안보불감증’은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인택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보가 좌초하고 있는데 그 배에 탄 국민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북한 핵문제의 위험성을 실제적인 현실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 교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안보태세를 갖춰야 하는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보불감증에 대한 원인과 분석도 제기됐다.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는 “오랜 세월, 너무 많은 위기에 노출되다 보니 불감증 내지는 내성 같은 게 생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훈구 연세대 교수는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뾰족한 수도 없으니 그대로 살 수밖에 없는 심리가 깔려 있다”고 밝혔다.
포털 사이트에서도 정부와 국민들의 안보불감증을 꼬집는 글들이 상당수 올라왔다. 네티즌 ‘안보불감안돼’씨는 “안보는 개인뿐 아니라 한 국가의 현실과 미래를 보장하는 중요한 기본요소”라면서 “핵실험이라는 큰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이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