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예금금리 속락에 지자체 기금운용 비상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지자체들이 조성하고 있는 각종 기금운용에 비상이 걸렸다.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현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과 농민들에게 금융기관 이자의 일부를 보전해 주고 있으나 시중은행의 이자소득이 격감, 일부는 기금잠식마저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지원하는 이자율을 재조정하거나 대상업체 기준을 강화하는가 하면 지원 폐지까지 검토, 지역 중소업체들과 농민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울산시의 경우 중소기업육성기금 700여억원을 예치, 발생한 연50여억원의 이자로 자금여력이 없는 중소업체에 최고 3억원까지 경영안정자금 대출이자 9.5%중 3%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2년 전 10%대이던 예금이자가 지난해 하반기 6~7%대까지 떨어진 반면, 지원업체는 99년 말 370개에서 2000년 말 400개로 급증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측은 지난해 10월 별도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진흥기금 1,000억원을 운용중인 경남 창원시의 경우 중소기업들이 은행자금 대출 시 5%를 지원하고 있으나 2년 전 10.75%에 이르던 예금금리가 현재 6.5%로 떨어지면서 기금잠식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측은 지원금리를 1~2%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낮은 이자율로 직접 대출하는 기금역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중소기업 구조조정자금 700억을 조성중인 대구시는 3~6.55% 이자에 3년 거치 5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고 있으나 99년 8.25%이던 금리가 현재 5.75%까지 급락, 지원기업의 규모축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전남도의 경우 이자수입이 떨어지자 아예 이자지원을 없애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전남도는 3,800억원의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시중은행에 예치, 99년 280억원, 2000년 328억원의 수익을 얻었으나 올해는 이자수입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업체 당 2년 거치 일시상환조건으로 최고 2억원까지 2.5%까지 보전해 주던 경영안정자금과, 부도회사 협력업체 등에 2억원까지 2%의 이자를 지원했던 것을 일정기간 중지하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총2,72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는 충남도는 지난해 예금금리가 7.6%로 떨어지면서 기금예금수입이 200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지출은 350억원에 달해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지원규모도 99년 1,773억원, 2000년 1,725억원에 이어 올해는 1,6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5%의 대출 이자를 지원하고 있는 농어촌진흥기금도 농가대출이 늘어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159억원인 기금을 연말까지 200억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으나 추가 기금조성이 불투명하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기금 이자수입이 줄어 지원대상업체를 축소하고 지원폭도 줄일 수 밖에 없지만 업체와 농민들의 반발이 예상돼 눈치만 보고 있다"며 "예금이자가 더 하락할 경우 기금폐지 등 전면적인 손질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김태일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