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곳간 빈 서울시 은행에 손 벌린다

"무상보육 예산 부족분 해결" 다음주 2,000억 직접 차입

서울시가 다음주 중 시중은행에서 2,000억원을 직접 차입한다. 지난 9월 무상보육 예산 부족분을 해결하기 위해 발행하기로 한 지방채 2,000억원을 공모채로 발행하는 대신 시중 은행에서 직접 빌리기로 한 것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무상보육 부족분 해결을 위한 지방채 2,000억원을 공모하는 대신 은행에서 직접 차입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서울시는 이번주 중 각 부서별로 예산수요를 파악해 최종 차입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당초 밝힌 대로 2,0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서별로 예산수요를 파악해 이번주 중 차입규모를 확정하고 다음주 중 1개 시중은행과 차입한도 약정을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리조건은 양도성정기예금(CD) 금리(2.65%)에서 가산금리를 더해 3.5% 이내에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중에는 서울시금고로 지정돼 있는 우리은행이 일단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1~2개 대형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금리조건 등을 더 받아 본 후 최종 약정을 맺을 계획이어서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농협은 서울시가 최근 차환자금을 우리은행보다 훨씬 유리한 금리조건을 내세워 계약을 따냈다는 점에서 다크호스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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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원 대출 규모는 대형 은행들로서는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서울시와 '거래'를 텄다는 상징성이 더 커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내년 하반기 한 해 20조원이 넘는 서울시 예산을 운용할 시금고 선정을 앞두고 있어 2,000억원 대출을 놓고 시중 은행 간 막판 신경전도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가 지방채 발행을 하지 않고 직접 차입에 나선 것은 차입금액이나 시기·상환조건 등이 탄력적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정부의 공적기금에서 지방채를 인수해주는 방안과 공모채 발행(공모), 은행차입 등 세 가지 정도의 시나리오를 검토해왔다. 공적기금을 통한 지방채 인수 가능성도 타진해봤지만 정부가 난색을 보여 일찌감치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입은 채권발행과 달리 규모나 시기·상환 등에 있어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2,000억원 규모로 한도약정은 맺어놓고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금액을 차입하면 되기 때문에 지방채 발행 때와 달리 이자상환에도 부담이 적은 편이다. 또 지방채는 발행비용이 추가로 들지만 차입형태는 그렇지 않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서울시의 이번 지방채 발행은 2009년 이후 4년 만이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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