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리스 살리기' 움직임 빨라지는데…

獨·佛 정상 "유로존 잔류 전폭 지원" 유럽국 정치결단 목소리 높아져<br>아랍 국가들도 투자 의사 밝혀, 브라질外 브릭스국들은 미적미적<br>22일 G20재무회의 빈손 우려 여전


벼랑 끝에 몰린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고 결국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그리스를 살리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한숨 돌리는 모습이지만 유로존의 공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4일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1시간에 걸쳐 화상회의를 나눈 후 성명을 통해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으로 내걸었던 재정 긴축목표를 달성할 것을 약속했다"며 "그리스는 앞으로 유로존에서 이탈하지 않고 계속 남아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존의 양대 산맥인 두 국가의 정상이 시장에 나돌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설을 일축하고 그리스의 잔류를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을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다. 독일 입장에선 일각의 주장과 달리 일단 그리스를 끌어안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파판드레우 총리도 "그리스가 한 모든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긴축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그리스는 이와 관련, 모든 부동산에 특별세금을 부과하고 국영기업 인력 축소 등 긴축방안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스의 최대 무역 파트너 중 하나인 아랍 국가들도 풍부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그리스에 구원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토스 폴리아스 아랍ㆍ그리스 상공회의소 회장은 "아랍계 자금은 그리스 투자의 최대 큰 손이었고 아랍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그리스의 성장 전망을 믿고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는 현재 아테네의 옛 공항 부지 개발을 계획중이고 다른 아랍회사들도 그리스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테살로니키 항구 개발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국가들의 공조와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미 조지 메이슨대 연설에서 "현 위기를 돌파하려면 유럽 ㆍ일본ㆍ미국이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유럽에서 또 다른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나와서는 안된다"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차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유럽지도부가 확고한 결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브릭스 국가들은 브라질을 제외하고 유로존 지원에 선뜻 확답을 내놓지 않아 유로존의 애를 태우고 있다. 브라질 금융당국은 막대한 외화보유고를 이용해 유로화 채권을 사들일 방침을 밝히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라빈 고단 재무장관은 "유로존 지원은 외화보유고가 2~3억달러에 달하는 큰 나라들의 얘기"라며 자국과는 상관없는 얘기라고 발을 뺐고 러시아의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대통령 경제 수석 보좌관도 "유로존 지원 문제는 브릭스보다는 G20이 더 적절한 채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 22일 워싱턴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유로존 지원과 관련해 합의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브릭스 내부에서 유로존 지원에 대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데다 브라질의 발언도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수사에 그칠 수 있어 유로존 지원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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