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개미 주식투자 실패가 미국 소득 양극화 주 원인?

저소득·중산층 주식 내다팔고

상위 10% 부자는 보유비중 확대

금융위기 후 투자전략 엇갈려


미국 빈부격차 심화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가 계층 간 주식투자 성공 여부라는 흥미로운 분석 결과가 나왔다. 부자들은 주가가 급등락할 때 싼값에 산 뒤 고가에 매각해 자산을 더 늘렸지만 정반대의 투자 패턴을 보인 '개미'들은 주식투자에 실패하면서 부의 양극화도 심화됐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미시간대 보고서를 인용해 "대다수 미국인은 주식 호황기인 지난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주식을 사들였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자들과 중산층·저소득층 간의 투자전략이 엇갈렸다"고 전했다.


연준이 3년마다 실시하는 조사에 따르면 2007~2009년과 2010~2013년에 미국 내 주식을 보유한 가계 비중은 4.4%포인트(540만가구) 하락했다. 상위 10% 부자를 제외한 나머지 90%의 가계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1989년 33%에서 지난해에는 25%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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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이 경기침체 이후 실직으로 인한 생활비 마련, 모기지대출 상환 부담 등을 견디지 못하고 주식을 가장 먼저 팔았다는 얘기다. 소득 하위 20%의 경우 주식을 가진 가계 비중은 2007년 14%에서 지난해 11%로 하락했다. 더구나 최상류층에 비해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부 고소득층조차 증시급락 시기에 공포에 질려 주식을 내던져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연소득 12만달러 정도의 차상위(상위 10~20%) 계층도 전체 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을 2007년 이후 5%가량 줄였다.

반면 상위 10% 부자들은 경기침체기 후반에도 주식을 갖고 있거나 오히려 보유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 부자 가운데 주식 보유자는 1989년 80% 정도에서 지난해 93%로 껑충 뛰어 올랐다. 특히 상위 3%의 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은 1989년 45%에서 지난해 54%로 커졌다. 2009년 이후 미 증시가 3배 가까이 오를 때 혜택을 제대로 누리면서 부를 축적한 셈이다.

WSJ는 "2007년 10만달러 가치의 주식을 보유했다가 2009년 이를 팔았을 경우 현재 은행 계좌에 5만달러만 남아 있는 반면 계속 보유했다면 13만달러에 이른다"며 "단순한 주식투자 시점 차이가 양극화 심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투자를 놓고 계층 간 희비가 엇갈리고 소득격차도 확대되면서 미국 내 부의 편중은 더 심각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상위 10% 부자가 미국 전체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9년 50% 정도에서 지난해 61.9%로 상승했다. 차상위 10%의 경우 전체 부의 11.9%를 차지했다. 반면 나머지 80%는 같은 기간 40% 정도에서 26.2%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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