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새해 벽두부터 1천원선 아래로떨어지면서 올한해 환율 세자릿수 시대를 예고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장에서 한때 전날보다 7.10원이나급락한 998.30원까지 떨어져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뒤 1천원을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날 장중 한때 1천2.30원까지 떨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세자릿수 환율을 이미 기정사실화했으나 환율이 오전장부터 급락세를 나타내자 시장에서는 적지않은 충격을받고 있다.
특히 전날에 이어 이날도 당국이 강력한 시장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자 세자릿수 시대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다소 때이른 전망도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이정욱 과장은 "전날 역외에서 쏟아진 매도물량을 시장개입으로 모두흡수하지 못한 것 같다"며 "그러나 예상보다 낙폭이 너무 커서 시장에서도 당황하는분위기"라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종가기준으로는 지난해 5월 12일(999.70원) 이후 처음이며 장중으로는 지난해 5월 27일(최저가 998.90)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4월말과 5월초에 단 7영업일만 환율이 일시적으로 990원대 후반까지떨어졌을 뿐 줄곧 1천원을 상회했으며 10월에는 1천60원대에 육박하는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7년말까지만 하더라도 계속 세자릿수를 유지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1천원대를 상회한뒤 지난해 4월 25일 무려 7년 5개월만에 1천원선이 무너지면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으로 1천원선을 회복한데 이어 연말까지대체로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환율 하락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최근의 수출호조가 결합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1천원선 회복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9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초 하반기부터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해석된다"며 "올해는 평균적으로 1천원선을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당국이 시장개입에 적극 나설 경우 1천원선을 지킬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엔.달러 환율이 최근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어 원.달러환율도 하락폭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이날 낙폭은 지나친 감이 있어 당국이 계속 개입하면 예상보다 빨리 안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