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타협안을 도출하며 기사회생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결승점을 앞두고 막판 극심한 진통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에 이어 중국이 타협안 일부에 딴지를 걸자 미국 역시 농업보조금 감축을 당초 약속대로 이행할 수 없다며 돌아섰다. 다만 협상 타결의 마지막 기회를 박차기에는 어느 나라든 부담이 커 현재까지 협상장 분위기는 결렬보다 타협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업 및 비농산물(공산품 및 수산ㆍ임산물) 분야의 자유화 세부원칙에 잠정타협안을 마련한 30여개 주요국 통상각료들은 일요일인 27일(현지시간) 저녁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주재로 다시 그린룸회의(주요국 각료회의)를 열었다. 인도 등이 제기한 이견들을 조율하는 자리였지만 오히려 회의는 꼬였다. 인도가 농업 개도국의 긴급수입관세 발동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고집하자 중국이 당초 입장을 번복해 공산품 등 비농산물에서 분야별 자유화협상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세계 최대 면화 수입국인 중국이 시장개방을 확대할지에 관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면화를 특별품목으로 분류해 관세감축에서 제외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이 경우 자국의 면화보조금을 삭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측이 면화보조금을 줄이지 않으면 당초 농업보조금 감축액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 잠정 타협안의 큰 틀이 무너질 수 있다. 세계 최대 바나나 수입국인 유럽연합(EU)은 남미 국가에 바나나 수입관세 감축을 약속해 바나나 분쟁에 진전을 이뤘지만 또 다른 주요 바나나 수출국인 카메룬의 반발을 사고 있다. 비농산물 분야의 일부 미세쟁점도 여전히 평행선이다. 하지만 28일 라미 WTO 총장은 153개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는 무역협상위원회(TNC) 회의를 열어 DDA 협상 타결을 위한 대세몰이에 나설 계획이고 이날 저녁 다시 그린룸회의도 갖기로 했다. 미국과 인도ㆍ중국을 비롯한 7대 무역국 역시 별도 회동을 갖고 이견 좁히기에 나선다. 크로퍼드 팔코너 농업협상그룹 의장과 돈 스티븐슨 비농산물협상그룹 의장도 미타결 분야의 이해관계국들을 별도로 만나 중재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자 각국 간 충돌이 엄청나 결렬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여서 어느 나라도 쉽게 발을 빼고 협상장을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