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통화단위(ACU)가 아시아 단일화폐로 발전할 수 있을까.’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오는 3월부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한ㆍ중ㆍ일 등 아시아 13개국의 통화를 가중 평균해 산출하는 ACU를 매일 홈페이지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계산상의 아시아공동화폐가 될 ACU는 ‘아세안+3(한ㆍ중ㆍ일)’ 13개국의 통화가치를 가중 평균하는 바스켓 방식으로 산출된다. 가중치는 참가국의 국내총생산(GDP)과 무역량 외에 해당 통화의 국제성 등을 반영해 결정되는데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한국 원화 비중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ADB가 ACU를 도입한 것은 미국 달러화나 유럽공동화폐인 유로화에 대해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 어떤 요인으로 어느 정도 움직이는지를 보다 쉽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 유럽의 ‘ECU’ 모델을 벤치마킹해 아시아 단일통화로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유럽경제권과 미주경제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외환위기 재발방지와 달러화 약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아시아 지역의 공동체 논의는 꾸준히 진행돼왔다. 그러나 아시아 각국의 경제력 격차가 유럽 각국의 격차보다 훨씬 큰데다 역사적 감정으로 인해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 57년 유럽경제공동체(EEC)가 발족한 후에 유로화가 유통되기까지 45년이나 걸렸다”며 “ACU가 도입되더라도 아시아 공동통화 출현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다만 ACU 도입이 아시아 공동통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데는 별 이견이 없다. ACU가 도입될 경우 각국 정책당국이 환율변동을 감시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데다 ACU 표시 아시아채권발행이나 무역결제에도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