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생산중단 사태 부른 원자재 값 폭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원자재 값 때문에 생산중단 사태까지 빚어지는 등 실물경제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주물업계가 7일부터 3일 동안 대기업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하면서 납품중단에 돌입, 자동차ㆍ조선 등 관련 대기업들의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300여 주물업체들은 대기업의 확답이 없을 경우 오는 4월1일부터 가동중단과 사업자등록증 반납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철ㆍ선철 등 원자재가 폭등으로 제조원가가 납품단가보다 더 비싸져 생산을 많이 할수록 적자가 더 늘어난다는 게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그러나 대기업들도 국제원자재 값 상승으로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요처와 납품처 간의 갈등은 앞으로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 같다. 산업계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높은 원자재 가격은 철강뿐이 아니다. 유가 폭등으로 나프타 가격이 1년 동안 두 배로 상승하자 이미 유화업계는 연이어 감산조치를 취하는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반면 섬유 등 하위제품에 이를수록 가격 인상분을 곧바로 반영하기 어려워 유화업계는 앞으로 수요감소와 가격인하 요구를 겪을 것으로 보이며 결국 올 하반기께 문 닫는 업체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국제원자재가와 곡물가 상승이 공산품 외에 식품업계에서 골판지업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산업을 강타하고 있다. 문제는 국제원자재가 폭등에 대한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이나 모두 같은 영향을 받고 있을 뿐더러 후발 개도국들의 저가공세 때문에 곧바로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국제원자재가 앙등이 경기침체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분야별로 위기관리 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달러화 약세가 원자재 가격상승을 부추기는 만큼 필요에 따라서는 적절한 환율관리도 불가피할 것이다. 아울러 업계별로 자체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병행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고통을 분담하는 상생협력도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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