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기분과 승부

제3보(22~38)

[韓·中·日 바둑영웅전] 기분과 승부 제3보(22~38) 백22는 창하오가 20분의 망설임 끝에 둔 수. 그가 열심히 검토한 것은 이 수로 참고도의 백1에 먼저 두어 왼쪽 흑대마의 안형을 무너뜨리는 길이었다. 그곳은 정말 몸살 나게 유혹적인 자리였다. 그러나 창하오는 그 유혹을 스스로 지워버렸다. 흑이 받아주면 좋지만 과감하게 손을 빼어 2로 두는 수가 있다. 결국 흑6까지 각각 자기 길을 가게 될 터인데 과연 이것으로 백이 이길 수 있을까. 창하오는 확신이 서지 않았고 우선 실전보의 22로 머리를 내미는 수를 선택하고 말았는데…. “무조건 백은 그렇게 두었어야 했다. 이창호나 조훈현 같았으면 지체없이 두어치웠을 것이다. 창하오가 새가슴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성재의 말이다. 백22, 24, 26은 머리를 내밀었다는 것뿐이지 계속해서 공배를 둔 의미가 있다는 것이 이성재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창하오의 생각은 달랐다. “흑이 기분은 좀 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분과 승부와는 꼭 일치되는 것이 아니다. 흑의 진영은 아직 미완성이므로 바둑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나중에 이 바둑의 전말을 검토한 조훈현은 말했다. “창하오가 잘못 둔 수는 아직 없다. 하지만 흑이 기분좋은 진행이고 이 기분은 승부와 직결되는 법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8/12 13:53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