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리더십 내홍이 본격화화면서 이제 시선은 최병렬 대표에게로 쏠린다.최 대표는 12일 홍사덕 총무의 전격 사퇴 등에 대해 “반려”로 일단 틀어막는 자세를 취했다.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고도 했다. 하지만 불길은 이미 양동이 물로는 어림 없을 정도로 번졌다.
최 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서 `외동아들을 잃은 노부부` 얘기를 꺼냈다. “대성통곡하던 아내가 말없이 담배만 피워대는 남편을 타박하자, 돌아서 가래를 뱉는 남편의 목에선 핏덩이가 쏟아졌다”는 것. `나도 사태를 안이하게 보지 않고 누구 보다 고민하고 있으니 기다려달라`는 뜻이었다.
최 대표의 수습책은 11일 밤 홍준표 김문수 의원 등 측근들과의 회동에서 최종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서는 “더 이상 실기하지 말고 재창당 수준의 개혁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한 측근은 “주말이나 주초에 수습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습책에는 당 조직 재정비, 제2창당을 선언하는 공천자대회, 조기 선대위 구성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전국구 뒷번호 출마` 의사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소장파 등이 요구하는 대표직 사퇴 요구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이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대표직을 내놓으면 당이 깨질 수도 있다”는 논리다. 측근들은 “대표가 사퇴하고 서청원 전 대표가 움직이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온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이 정도 수습책으로 불이 꺼질 것인가이다. “기득권을 내놓지 않으려는 형식적 조치”라는 역풍이 불 공산이 크다. 재창당 프로그램이 소장파와 비주류 등의 당 개혁 요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지도 주목된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