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ditor's Letter] 투자? 내공부터 쌓아야죠


너도 나도 부동산으로 한 몫 챙기던 시절. 그저 어영부영 살다 기회를 놓친 40대 후반 K씨. 늦게 나마 집 한채 산 게 이 정권 들어서. 안되는 사람은 안되나 봅니다. 오르기만 하던 집값은 그가 사자 마자 투기 대책이니 뭐니 해서 산 값 아래로 떨어지고… 주식 시장이 재미를 본다는 소문에 신용까지 내 투자한 게 올해. 널뛰기 판에서 뒷북만 치다 보니 수익률은 마이너스. 초조해진 그가 최근 곁눈질 하는 곳은 바로 미술 동네랍니다. 물론 그림 몇점 잘 고르면 그 동안 재미 못 본 걸 한 번에 메꿀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지요.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돌고 돌아 최근 뭉치 돈이 몰린다는 미술 동네. 갤러리, 경매장이 시끌한데 과연 소문처럼 들이대기만 하면 돈이 만들어질까요? 사람들이 궁금해 합니다. 미술 시장이 정말 큰 돈이 되는 곳인지, 어디서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 지. 그렇게 묻는 사람들의 공통점 하나-서두른다는 겁니다. 세상사 매사가 그렇듯이 성급한 마음, 그게 늘 문제지요. 시장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차근 차근 기초를 쌓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게 투자입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미술 시장은 반드시 준비가 필요한 곳이지요. 어렵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준비가 없으면 결코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부동산ㆍ주식보다도 오히려 멀리 보고, 작품을 즐길 줄 알 때 성공에 다가설 수 있습니다. 엊그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방한, 언론들이 온통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사람들은 뭐 굉장한 투자 노하우를 기대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어찌 보면 뻔한 얘기에 불과했습니다. 그게 뭘 의미할까요? 천하의 고수의 조언이 그저 그랬다는 점은 그가 아는 것이 없어서? 아니죠. 바로 투자에는 엄청난 노하우, 굉장한 요령이 따로 없다는 겁니다. 기초, 기본 그런 것들에 충실하고 호흡을 길게 하는 일 그게 바로 투자의 바탕이란 얘기입니다. 주식 투자 사이트를 보면 오늘도 대박 요령을 일러주겠다는 속칭 ‘재야 고수’들의 외침이 널려 있습니다.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그렇게 해서 큰 돈을 벌었다면 그들이 그 자리에 있겠습니까. 한 퀴에 돈을 벌수 있다는 것은 욕심이 아니라 무모함입니다. 그 헛된 마음을 적절히 자제하는 내공이 있을 때 비로소 돈은 내 주머니로 들어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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