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등의 여파로 수출이 소폭 증가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문 가운데 일본으로의 수출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수출액이 462억9,800만달러를 기록해 작년 4월보다 0.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수입액은 437억1,6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0.5%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25억8,2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2월부터 15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1월 이후 확대 추세를 보였던 무역수지 흑자폭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 무역수지(32억8,900만달러)에 비해 흑자폭이 7억700만달러(21.5%) 줄었다.
주요 국가별 무역수지(4월1일∼20일) 추이를 보면 미국(9억3,000만달러), 중국(29억3,000만달러)과는 흑자를 유지했지만 일본과는 19억3,000만달러 적자가 났다. 산업부는 엔화 약세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글로벌 경기의 완만한 회복에 힘입어 수출이 2개월 연속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8.6% 감소를 기록한 이후 3월에는 0.2% 증가했고 4월에도 0.4% 증가를 유지했다.
올 1~4월 수출실적은 1,818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734억달러(-2.4%)로 무역수지는 8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하루 평균 수출 증가율은 4월에 7.9% 감소를 기록해 올 1월부터 이어지던 상승세가 꺾였다.
총수출 증가율을 견인한 것은 IT제품과 신흥국으로의 수출이다. IT 3대 품목인 무선통신기기(51.3%), 반도체(12.5%), LCD(1.2%)는 증가세를 이어갔고, 중국(16.3%)과 아세안(15.3%)으로의 수출이 대폭 증가했다. IT 분야 선전은 국내 기업들의 시장지배력 강화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LTE 스마트폰 수출 호조가 큰 역할을 했다.
석유화학도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의 신증설 장비 가동에 따른 공급력 강화로 두자릿수 수출 증가율(13.1%)을 기록했다.
반면 선박(-44.8%), 철강(-13.6%), 자동차(-2.4%) 등 주력산업 수출은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들 제품은 일본과 중남미 쪽 수출물량 감소 폭이 컸다.
특히 엔화 약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일본 수출은 11.1% 줄어 2월(-17.1%), 3월(-18.2%)에 이어 3개월 연속 두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졌다.
대미 수출은 2.1% 증가했고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4.9% 늘어나 6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수입은 원자재·자본재 물량이 감소한 반면 소비재는 늘었다. 석유제품과 가스 수입물량은 증가했으나 수입단가 하락으로 전체 수입액은 각각 3.0%와 17.5% 줄었다. 원유 수입액도 10.5% 감소했다.
산업부는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에도 불구하고 엔저 영향 등으로 우리 수출이 아직 정체 상태에 있다"면서 "수출이 순항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