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을 유찰시키기로 한 금호산업 채권단은 7일 오후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향후 매각 절차를 논의한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뤄진 금호산업 본입찰에는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채권단은 본입찰 유찰을 확정한 뒤 원점으로 돌아간 금호산업 지분 매각을 어떻게 새로 추진할지 결정해야 한다.
선택지는 두 가지로 좁혀진다.
유찰을 확정하고 재입찰 절차를 거치거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바로 매수 기회를 줘 수의계약(프라이빗 딜)에 나서는 것이다.
두 가지 안을 저울질한 끝에 매각 방향이 결정되면, 산업은행이 채권단에 서면으로 안건에 부친다. 채권단이 5월 중순까지 내부 논의를 거쳐 가·부를 통보하면 이후 절차가 확정된다.
박 회장과의 수의계약에 나서기로 한다면 금호산업의 가치를 두고 채권단과 박 회장 사이의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양측은 먼저 회계법인 두 곳을 선택해 금호산업의 가치를 산정하고, 이렇게 나온 기업 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으로 협상을 진행한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프리미엄을 포함해 주당 6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받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으로 사들일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으로 환산하면 1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박 회장이 제시된 금액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다시 일방적으로 가격을 통보할 수 있다.
박 회장이 이를 재차 거부하면 채권단은 거부 통보를 받고서 6개월 내에 같은 조건에 제3자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