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街) 펀드매니저 10명 중 7명 이상이 세계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메릴린치가 18일(현지시간) 월가 펀드매니저 2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2%가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글로벌 경기가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4월 40%, 6월 61%에 비해 비관론이 크게 확산된 것으로 메릴린치가 월별 조사를 시작한 2001년 이래 비관론자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이처럼 세계 경제 비관론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와 고유가, 세계적인 금리인상 움직임으로 개별 국가들의 내수소비와 기업생산이 위축되면서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펀드매니저의 63%는 향후 1년간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4월의 44%, 5월의 57%에 비해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또 펀드매니저들은 현재 배럴당 68달러 수준인 국제유가가 앞으로 1년 안에 평균 8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는 등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메릴린치는 현재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정도가 2001년 9ㆍ11테러 직후 및 2002년 미국 재정위기, 2003년 걸프전에 이어 5년래 네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로 채권 선호도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지난 3개월간 70%의 펀드매니저들이 채권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했다.